신혼집 인테리어 꾸미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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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 하나를 거실로 꾸민 이소일씨의 집. 가구는 벽 사이즈에 맞게 만들어 낭비되는 공간이 없게 했다

여기 전세 신혼집을 꾸민 세 커플이 있다. 디자이너에게 시공을 맡긴 집, 셀프 인테리어를 한 집 등 그 방법은 각기 다르지만, 세 집의 공통점은 ‘부지런히 조사하고 공부해 집을 꾸몄다’는 점이다.

이소일(37)
빌라(성동구 성수동), 49.5㎡(15평)

· 결혼시기 - 2012년 2월
· 집구하기 - 이씨는 전셋집을 구할 때 빌트인 세탁기나 냉장고 싱크대 등이 있는 집을 우선순위로 꼽았다. 애가 생기면 큰 집으로 옮길 것을 고려해서다. 집이 커지고 식구가 늘면 가전제품도 용량이 큰 것으로 다시 구입해야 한다. 빌트인 집을 구함으로써 일차 세간 비용을 줄였다.
· 집 꾸미기 - 구상한 인테리어 스케치를 보여주며 집주인과 의견을 조율하고 허락을 받았다. 이씨는 “세입자가 막연히 ‘집에 손 좀 댈게요’라고 말하면 사단이 나기 십상”이라고 귀띔했다. 이씨는 스케치를 집주인에게 보여주며 “집이 예쁘게 바뀌면 다음 세입자에게도 좋을 것”이라고 어필했다.
인테리어는 건축설계 디자이너 이세호씨에게 맡겼다. 가구 대부분은 맞춤 의뢰했고 반제품으로 받았다. 가구의 손잡이를 달거나 사포질과 니스를 칠하는 후반작업은 부부의 손으로 마무리했다. 또 완성된 가구는 지인에게 작은 소형 트럭을 빌려 직접 날랐다. 이씨 집의 가구는 대부분 공간절약형이다. 소파는 수납장 위에 방석을 두는 식이다. 바닥에 가로로 두면 소파지만 방석을 떼고 세로로 세우면 수납장으로 쓸 수 있다. 방문 뒤 남는 공간에는 사이즈에 맞는 책상을 맞춰 놓았다.
· 인테리어 총액 - 290만원(바닥·도장·도배·조명·맞춤가구)

2 싱크대 상부장을 떼고 타일로 마감한 윤보영씨의 부엌. 아일랜드 식탁을 반제품으로 제작해 거실
과 공간을 분리했다. 3 침실과 공부방, 다이닝 룸과 부엌이 연결돼 있는 심효진씨의 집. 방을 연결하는 미닫이문을 열고 닫음에 따라 공간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윤보영(27)
단독주택 2층(마포구 서교동), 49.5㎡(15평)

· 결혼시기 - 2012년 11월 예정
· 집구하기 - 결혼 1년 전부터 집을 알아보고 신혼집을 꾸렸다. 부동산카페에서 수리가 가능한 집을 찾았다. 원하는 집을 찾기는 쉽지 않았지만, 인테리어와 관련된 집주인과의 의견 조율 문제는 처음부터 해결하고 들어간 셈이다. 윤씨 부부가 원하는 인테리어 컨셉트는 화이트 컬러 위주에 원목이 가미된 느낌이다. 처음 본 집의 상태는 어두침침하고 허름해 가족과 지인의 반대가 있었지만 오히려 부부는 집을 어떻게 고치면 되겠다는 구상이 절로 떠올랐다.
· 집 꾸미기 - 셀프 인테리어로 2개월간 집을 손봤다. 인테리어 비용 100만원 중에 40만원은 모두 페인트 값으로 들어갔다. 페인트 칠하는 것은 고생스러웠다. 칠할 곳의 면적이 넓고 높은데다, 기존의 나무 벽에 번들거리는 광택이 있어 칠을 해도 자꾸 나무색이 올라왔다.
윤씨의 집 역시 반제품 가구를 활용했다. 책상과 식탁, 커피테이블과 침대, 미싱 테이블 모두 반제품 맞춤가구다. 기성품이 60만원 정도 한다면 반제품은 30만원 대라 비용 절감을 톡톡히 했다. 대신 윤씨는 “페인트칠부터 욕실공사, 반제품 가구 마무리까지 몸이 고생했다”며 웃었다.
· 인테리어 총액 - 100만원(가구를 제외한 바닥·도장·욕실 등)

심효진(31)
한옥집(성북구 동소문동), 89.1㎡(27평)

· 결혼시기 - 2012년 1월
· 집구하기 - 계속 아파트에만 살던 심씨는 주택에 대한 로망이 있었다. 마당 있는 집에서 강아지를 키우며 살고 싶다는 자신의 바람에 가장 가까운 집이 지금의 한옥이다. 부부의 회사와 시내와도 가깝고, 집 주변에는 작은 시장이 있고, 성북천이 흐른다는 것도 집을 고른 이유였다.
· 집 꾸미기 - 집주인과의 조율은 별 문제가 없었다. 벽을 부수는 공사가 아닌데다 낡은 집을 깔끔하게 손보는 수준이라 “자유롭게 하라”는 집주인 말이 있었을 정도다. 집 자체가 분위기 있는 한옥이라 크게 바꾼 것은 없다. 다만 오래된 집이라 전기와 도배, 하수구 공사에 신경을 썼다. 인테리어는 한옥의 나무 목재에 어울리는 가구를 들여놓는 것으로 시작했다. 심플한 목재 그릇장과 테이블, 화장대 등을 들이며 집의 분위기를 갖춰 나갔다. 침실과 다이닝 룸을 연결하는 가운데 방을 메인으로 정하고 다이닝 룸에서 주방으로 통하는 여닫이문을 떼어 소통을 원활하게 했다. 살다보니 개량 한옥이라 통풍이 잘안돼 여름엔 덥고 겨울엔 춥다는 심씨.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당에서 하늘을 바라보고 친구들과 고기를 구워먹는 작은 일상이 행복해 불편한 점들을 감수하게 되더라”고 덧붙였다.
· 인테리어 총액 - 700만원(전기·도배·하수구 공사 등)

<글=이세라 기자 slwitch@joongang.co.kr, 사진="출판사" 나무[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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