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업계 감산 불투명-생존경쟁 불가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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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업계가 생존경쟁에 돌입했다.

10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세계적인 경기침체에 따른 반도체 수요감소와 D램 가격폭락으로 반도체업계가 어려움을 겪으면서 감산문제가 거론되고 있으나 서로간의 불신과 다른 이해관계로 전체적인 감산은 쉽게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따라 반도체업계, 특히 국내의 삼성전자[05930]와 하이닉스반도체[00660],미국의 마이크론, 독일의 인피니온 등 메이저 D램 업체는 어느 한 곳이 백기를 들때까지 상처투성이의 생존게임을 벌이는 것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반도체업계가 감산에 쉽게 나서지 못하는 것은 혼자만 감산에 나섰다가 다른 업체들이 따라오지 않을 경우 `남 좋은 일만 시키는 꼴''이 될 가능성이 많은데 따른 것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한국과 일본의 반도체업체들이 감산에 들어갔던 지난 96-98년마이크론과 인피니온이 감산에 동참하지 않고 상대적인 이득을 보는 것을 지켜봤기 때문에 이번의 감산문제에 대해 몹시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256메가 D램 등 차세대 D램의 생산을 늘리는 대신 64메가와 128메가 D램의 생산을 줄이고는 있지만 감산문제에 대해서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줄곧 유지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이같은 입장은 풍부한 현금 유동성을 바탕으로 이번 기회에 경쟁업체들을 몰아붙여 차세대 시장에서 확고한 경쟁력 우위를 점하겠다는 의도도 깔려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감산의 필요성을 적극적으로 거론하며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하이닉스반도체 역시 감산에 따른 효과가 나타나기 위해서는 전세계 반도체업계 차원의 감산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즉 하이닉스 혼자 감산에 들어갈 수는 없다는 것이다.

하이닉스는 이에따라 감산을 적극적으로 검토중이라고 밝히고는 있지만 여전히이를 확정짓지는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외국의 경쟁업체들이 감산에 동참한다는 보장이 없는 상태에서 국내 업계가 먼저 감산에 들어가 봤자 외국사들만 득을 볼 가능성이 많다"며 "반도체 감산문제는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와 같은 난제"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현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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