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男, 지하철서 여대생 폭행 말리다 '날벼락'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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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에서 여대생을 때리던 남성을 막으려던 한 시민이 되려 폭행을 당해 중상을 입은 사실이 밝혀졌다.

15일 뉴시스에 따르면 서울 방배경찰서는 지하철에서 주먹을 휘두른 A(51)씨에 대해 상해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직장인 조모(38)씨는 지난 2일 오후 7시30분쯤 퇴근을 하기 위해 지하철 4호선 정부과천청사역에서 전철을 탔다. 잠시 후 '퍽'하는 소리가 났다. 조씨가 고개를 드니 맞은편에 3명의 여대생이 앉아있었고 그는 '자기들끼리 장난을 치는가보다' 라고 생각하며 그냥 넘겼다.

그런데 '퍽'소리는 다시 이어졌다. 맞은편에서 몸을 앞으로 숙인채 졸고 있는 여대생 옆에서 A씨가 히죽거리며 때리고 있는 것이었다. 잠시 후 A씨는 이 여대생의 등을 또 한번 내리쳤다. 조씨는 "왜 가만히 있는 사람을 때리냐" 고 물었고 A씨는 "너 몇살이냐" 며 갑자기 주먹을 휘둘렀다. 안경을 쓰고 있던 조씨의 얼굴에 피가 솟구치기 시작했다. 그가 정신을 못차리는 사이 주먹이 한번 더 날아왔다.

놀란 승객들은 경찰에 신고했고 이들은 출동한 경찰에 의해 남태령역에서 모두 내렸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저사람들이 나를 엮으려고 수작을 부린다" 며 연행하려는 경찰의 와이셔츠를 찢고 소화기를 던지는 등 행패를 부렸다. 연행된 후에도 A씨는 경찰들에게 욕설을 퍼부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조씨는 4시간 정도 피해자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은 후 새벽 1시에 집에 도착할 수 있었다. 다음날 조씨는 콧물에서 자꾸 피가 나와 안과를 찾았고 의사는 큰 병원을 가보라고 했다. 결국 조씨는 경찰병원에서 안와골 골절로 4주 진단을 받고 수술까지 했다.

경찰병원(병원장 김영중)은 조씨의 사연을 듣고 그의 치료비용 전액을 무상으로 지원하기로 결정했다.수술을 집도한 고진수 경찰병원 성형외과 과장은 "조씨 상태가 안구함몰 및 외상성 홍채염으로 한개의 물체가 둘로 보이거나 시력저하의 위험성이 커 치료가 늦었다면 시력을 잃어버릴 수 있었다"며 "현재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나 회복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11일에는 법원에서 권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가 있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A씨는 "억울하다. 변호사를 선임해 방어권을 행사하겠다"며 경찰에 불출석을 통보한 상태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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