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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위타선 힘내고 중간·마무리 투수도 탄탄… 챔피언 향해 20년 만에 진군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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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2호 19면

12일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10회 말 결승점을 올린 박준서(7번)가 동료와 포옹하고 있다. [중앙포토]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가을 드라마가 다시 시작되고 있다.
롯데는 지난 12일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연장 10회 접전 끝에 4-3 역전승을 거두고 시리즈 성적 3승1패로 플레이오프에 올랐다. 롯데가 가을 포스트시즌에서 다음 시리즈에 진출한 것은 1999년 삼성과의 플레이오프에서 4승3패로 이기고 한국시리즈에 오른 지 13년 만이다. 특히 2008년 이후 5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나선 이후 처음이다.

달라진 롯데 ‘가을 야구’

롯데는 2001년부터 7년 동안 포스트시즌에 나가지 못하다 전력 강화에 성공한 2008년부터 다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5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면서 가을 단골손님이 됐다.

그러나 가을 롯데는 약했다. 2008년 삼성과의 준플레이오프에서는 3연패했고, 2009년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에서는 먼저 1승을 한 뒤 내리 3연패했다. 2010년에는 더 참혹했다.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에서 먼저 2승을 한 뒤 내리 3연패하는 리버스 스위프를 당했다. 2011년에는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했으나 SK에 2승3패하며 고개를 숙였다.

당시 롯데는 타격 7관왕 이대호(29·오릭스), 3년 연속 타격 부문 2위를 차지한 홍성흔(35), 한국 최고의 공격형 포수 강민호(27) 등 막강한 타선을 보유했다. 하지만 수비 실책과 어설픈 주루플레이 등 집중력과 경험 부족을 드러내며 스스로 무너졌다. 선발에 비해 무게감이 떨어지는 불펜도 약점이었다. 자연스럽게 롯데는 큰 경기에 약하다는 꼬리표가 붙었다.

그러나 올 시즌은 다르다. 롯데는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에서 3승을 모두 역전승으로 일궈냈다. 포스트시즌 경험이 쌓이면서 끈끈함과 집중력으로 상대를 압박하는 능력이 생겼다. 작전수행 능력도 좋아져 단기전에서 점수를 따내는 방법이 다양해졌다.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된 불펜의 힘이 강해지면서 투타 밸런스가 훨씬 안정됐다.

무엇보다 역대 포스트시즌에서 롯데가 돌풍을 일으켰을 때처럼 강한 마운드가 팀의 중심이라는 점은 고무적이다. 롯데가 가을 신바람을 냈을 때는 걸출한 투수가 팀의 중심을 잡았다. 84년 한국시리즈 우승 당시는 최동원(작고)이 홀로 4승을 책임졌다. 두 번째 우승을 거둔 92년에는 윤학길(51·롯데 2군 감독), 박동희(작고), 염종석(39·롯데 2군 코치) 등이 마운드를 지켰다. 롯데가 마지막으로 한국시리즈에 오른 99년에는 주형광(36·롯데 투수코치), 박석진(40·LG 2군 코치), 문동환(40·한화 2군 코치), 손민한(37·전 롯데) 등이 팀을 이끌었다.

올해 롯데는 시즌 팀평균자책점이 3.48로 삼성(3.39)에 이어 2위다. 팀세이브 39개는 SK(40개)에 이은 공동 2위로 선발과 불펜 모두 안정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전 가을과 다른 것은 선발보다 불펜이 팀 마운드 중심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준플레이오프 롯데의 3승은 모두 불펜투수의 몫이었다. 올 시즌 자유계약(FA)으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마무리 정대현(34)이 롯데의 뒷문 약점을 확실히 없앴다. 준플레이오프에서 1승 2세이브·평균자책점 0.00의 위력투로 시리즈 최우수선수(MVP)가 됐다. 시즌 마무리로 활약하며 롯데 구단 사상 처음으로 2년 연속 20세이브와 함께 시즌 34세이브로 한 시즌 최다 세이브 신기록을 세운 김사율(32)도 1승을 따내며 힘을 보탰다. 왼손 불펜 강영식(31)도 3경기에 나서 1승을 올렸다. 왼손투수 이승호(31), 사이드암투수 김성배(31), 오른손투수 최대성(27) 등 다양한 불펜 조합으로 매 상황 대처가 가능하다는 것도 강점이다.

하위타선의 분전도 눈에 띈다. 9번 타자 문규현(29)이 준플레이오프 타율 4할6푼2리(13타수 6안타)로 팀내 타율 1위다. 1차전에서는 7번 타자 박준서(31)가 동점 홈런을 때려냈고, 2차전에서는 8번 타자 용덕한(31)이 결승 홈런을 쳐냈다. 중심타선이 상대 투수진의 집중견제로 막히자 하위타선에서 해결사 역할을 해주는 셈이다.

뒷문 불안 약점을 없앤 롯데는 포스트시즌 다음 라운드 진출 경험까지 쌓았다. 중심타선과 하위타선의 조화도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 올 시즌 롯데의 가을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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