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득세 인하 약발 받나…매매ㆍ경매 시장 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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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한기자] “취득세 감면 효과가 있네요. 문의는 두 배 이상 늘었고, 매매 계약도 계속 성사되고 있어요. 이 주변 중개업소만 합하면 이미 20건이 넘습니다.”

서울 송파구 가락시영 창신공인 이영석 대표는 “거래가 끊기다 시피 했던 가락시영 아파트 매매거래가 취득세 감면 발표 직후부터 늘어나고 있다”며 “가격도 주택형별로 4000만원씩은 올라 떨어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취득세 감면혜택이 끝나는 12월까지 잔금을 내려면 10월엔 계약을 해야 한다고 서두르는 사람들이 있어 이달 매매 계약은 더 많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동구 상일동 고독주공3단지 주변 중개업소도 분위기는 마찬가지. 상일동 태영공인 관계자는 “취득세 감면 영향으로 문의가 많아졌고 집주인의 매도 호가(부르는 값)도 올랐다”고 말했다.

10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 1166건으로 늘어

취득세 감면 이후 매매 거래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급매물을 중심으로 거래가 늘어나고 시세가 조금씩 뛰는 곳도 있다.

서울시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10월 들어 서울 아파트 매매는 11일 까지 1166건(신고일 기준)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8월과 9월 한 달간 각각 2154건, 2118건 거래된 것에 비해 큰 폭으로 늘어난 셈이다.

10월초엔 휴일이 많아 11일까지 7일만 거래 신고가 가능했지만 벌써 지난달 전체 거래량과 맞먹는 곳도 나타났다. 강동구는 이달 벌써 78건이나 거래돼 지난 한달 전체 거래량(96건)을 바짝 따라 붙었다.

지난달 34건 거래됐던 광진구에서도 벌써 22건이 거래 됐고, 지난달 99건 거래됐던 강남구도 이달 들어선 현재까지 벌써 61건의 계약이 체결됐다.

강남구 대치동 동부센트레빌상가 토마토공인 김성일 대표는 “취득세 감면 효과가 몇천만원 정도는 되니까 실수요자 가운데 급매물 시세를 묻는 전화가 늘어난 게 사실”이라며 “금리도 인하됐기 때문에 거래량이 좀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낙찰률 40% 육박…싼 주택 구하려 응찰자 몰려

이런 분위기는 경매시장에서도 감지된다. 이달 11일 서울중앙지방법원 경매 7계. 이날 모두 52건 경매가 진행돼 20건이 낙찰됐다. 이 법원만 따지면 낙찰률(경매건수 대비 낙찰건수 비율)이 38.46%나 된다. 처음 경매에 나온 신건과 악성 물건을 제외하면 대부분 주인을 찾았다는 이야기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이달 12일까지 서울 전체 경매법정의 아파트 경매 진행건수는 293건이다. 이중 105건이 주인을 찾아 35.8%의 낙찰률 기록하고 있다. 10건의 주택이 경매에 나오면 3~4건은 낙찰되고 있다는 이야기다.

EH경매연구소 강은현 소장은 “40%에 육박하는 낙찰률은 부동산 호황기 때 나오는 것”이라며 “실수요자들이 선호하는 중소형 주택 낙찰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특히 응찰자 수가 많이 증가했다. 이달 경매 법정에서 건당 평균 응찰자수는 5.8명으로 월별 기준으로 가장 많다. 지난 9월엔 5.1명 수준이었다.

지지옥션 하유정 연구원은 “경매시장이 활기를 띠려면 먼저 응찰자수가 늘어나고 낙찰가율이 오른다”며 “취득세 감면 효과로 경매시장에서 싸게 내집마련에 나서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급매물 중심 ‘반짝 회복세’ 가능성

이달 들어 늘어난 주택 거래 증가 현상이 급매물에 한정돼 있고, 실수요자가 많은 일부 지역에 국한된 현상이라는 분석도 있다. 전반적인 부동산시장 침체가 심각해 거래활성화 현상이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인천시 남구 동부아파트 인근 동아공인 관계자는 “이달 들어 전세 거래가 늘어나긴 했지만 취득세 감면으로 매매시장이 더 활기차졌다는 느낌은 못받는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 주공4단지 황금공인 관계자는 “취득세 감면 직후 급매물 거래가 몇 건 성사된 이후 최근 4~5일간은 문의가 다시 줄었다”며 “세금 감면이 시장 상황을 반전시킬 정도는 아니다”고 말했다.

경매시장에서도 응찰자는 늘어나지만 2회 이상 유찰된 저가 물건에만 사람이 몰린다. 그러다 보니 주택 물건 낙찰가율은 평균 72.25%로 낮은 수준이다.

강은현 소장은 “경매시장에 참여자는 많지만 저가 매물만 찾고, 낮은 가격에 응찰하는 경향이 뚜렷하다”며 “실수요 중심으로 주택거래가 늘어나겠지만 대내외적인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아 회복세가 지속되긴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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