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장학회 언론사 주식 매각 추진 … 민주당 “대선용 선심 음모” 국조 요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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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12일 정수장학회가 보유한 MBC·부산일보 주식을 두고 국정조사 요구가 나왔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소속 민주통합당 의원들은 이날 “정수장학회가 MBC·부산일보 등의 언론사 주식을 팔아 부산·경남 지역에 선심성 복지사업을 하려는 음모가 드러났다”며 국정조사를 요구했다. 정수장학회 이사장을 지낸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와의 관련성을 조사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이날 한 언론에서 “최필립 이사장이 지난 8일 이진숙 문화방송 기획홍보본부장 등으로부터 ‘정수장학회의 MBC 주식 매각 및 발표 방안’ 제안을 받았고 이 자리에서 ‘19일 방안을 발표해야 한다. 발표엔 정수장학회가 부산·경남 대학생을 대상으로 직접 반값 등록금을 지원한다는 내용이 담겨야 한다’고 말했다” 고 보도한 걸 받아서다.

 민주당 의원들은 “정수장학회가 박 후보를 돕기 위한 이벤트를 비밀리에 추진한 것”라며 최 이사장과 이진숙 본부장의 대국민 사과와 사퇴를 촉구했다. 또 “선거용 음모를 기획하기까지 최소한 김재철 MBC 사장, 박근혜 후보의 승인 없이는 불가능하다”며 박 후보가 국민 앞에 공개 사과하고 김 사장이 사퇴할 것을 요구했다. 신경민 의원은 “장물을 마음대로 처분하는 것 ”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최필립 이사장은 “민영화는 이명박 정부의 선거 공약인데 못하고 있다가 이제 와 난데없이 (MBC가) 민영화 계획을 만들고 있다고 해서 들어본 것뿐”이라며 “이 본부장이 와서 브리핑을 하길래 ‘알았다. 좋다’고만 했다 ”고 말했다. 이어 “19일 회견에서 발표한다는데 그런 계획이 전혀 없다”고 부인했다. 민영화에 대해선 “MBC 민영화 문제는 70%를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즉 정부가 가지고 있는데 정부에서 결정해야 하는 사항이지 방문진 이사장도 아니고 MBC 본부장과 딜(거래)하고 결정할 사안이 아니지 않으냐” 고 반박했다.

 한편 방문진의 권미혁 이사(야당 추천)는 “김 사장이 어제 이사회에서 ‘항간에 민영화 얘기가 있는데 어떻게 된 거냐’고 묻자 ‘옛날부터 나온 안의 하나로서 논의한 적이 있다’고 답변했다”며 “만일 보도 내용이 사실이라면 김 사장이 기만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권 이사는 임시이사회 소집을 요청했다고 한다. 이진숙 본부장을 포함, MBC 측 인사들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양원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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