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도 깜짝 감독, 선택은 젊은 염경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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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은 변화와 혁신을 주도할 수 있는 참신함을 선택했다. 프로야구 넥센이 새 감독으로 염경엽(44) 주루·작전 코치를 전격 발탁했다.

 넥센은 10일 “새 사령탑으로 염경엽 감독을 선임했다. 계약기간 3년에 계약금 2억원, 연봉 2억원 등 총액 8억원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의외의 발탁이다. 염 감독은 태평양과 현대에서 내야수로 뛰었으나 스타플레이어가 아닌 백업선수였다. 통산 10시즌 성적(896경기 타율 1할9푼5리 5홈런·110타점·83도루)은 역대 프로야구 감독 중 가장 떨어진다. 이전 구단들이 우승 경험을 가진 지도자나 스타플레이어 출신을 선임한 것과는 정반대 선택이다. 한국시리즈 10회 우승을 이끈 김응용(71) 감독을 모셔온 한화와도 극명하게 대비된다.

 하지만 염 감독은 기존 지도자들에게 없는 다양한 경험을 갖고 있다. 2001년 은퇴 뒤 현대와 LG에서 구단 프런트로 일하며 구단 운영과 스카우트에 대한 경험을 쌓았다. 현대·LG·넥센 등에서 코치로 일하며 지도자로서 능력도 인정받았다. 특히 올 시즌 넥센 주루·작전코치로 강정호와 박병호의 20홈런-20도루 달성을 이끄는 등 지난해 팀도루 최하위인 팀을 올 시즌 1위로 끌어올렸다. 젊은 선수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해 장점을 극대화시키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평가받는다.

 선수단과 소통에 능하고 프런트 경험도 있다는 점은 미국 메이저리그식 구단 운영을 추구하는 이장석 넥센 대표의 방향과 일치한다. 이 대표는 감독 후보군들과 인터뷰 방식의 면접을 통해 야구 철학과 비전, 선수단 구성에 대해 들었다. 이 대표는 저비용 선수들의 조합으로 고효율을 이끌어내는 구단을 지향한다.

영화로도 잘 알려진 메이저리그 오클랜드의 ‘머니볼’ 방식이다. 그는 이 일을 함께할 파트너로 염 감독을 낙점했다. 이 대표는 “염 감독이 변화를 이끌 리더로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짧은 기간 선수들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장점을 극대화하는 성과를 냈다. 선수단과 소통까지 해야 하는 어려운 자리이나 염 감독이 잘해 줄 것이다”라고 선임 배경을 밝혔다.

 염 감독은 “한편으론 기쁘고 한편으론 부담스럽다. 선수 스스로 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만들고 싶다. 선수가 가치를 높이면 팀은 자연히 강해진다. 팬들이 즐겁고, 선수들이 재미있는 야구를 하겠다. 다크호스가 아닌 강팀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허진우 기자

염경엽 넥센 감독은 …

▶생년월일 1968년 3월 1일
▶출신교 서석초-충장중-광주일고-고려대
▶신체조건 1m78㎝, 65㎏
▶프로 성적 10시즌 타율 0.195, 5홈런·110타점·83도루
▶주요 경력
1991~95 태평양 선수 1996~2000 현대 선수
2007 현대 코치
2008~2010 LG 스카우트/운영팀장
2011 LG 코치
2012 넥센 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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