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한국 쌀과 동질품' 대량 재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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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동북 3성에서 한국 쌀과 비슷한 품질의 쌀이 국내 시세의 6분의1 가격에 대량 생산되고 있어 2004년 이후 국내 쌀 시장 추가 개방을 앞두고 대응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농림부가 최근 중국 현지에 조사단을 보내 파악, 발표한 중국 농업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과 인접한 지린(吉林).헤이룽장(黑龍江).랴오닝(遼寧)성 등 동북 3성에서 한국 쌀과 비슷한 품종이 연간 국내 쌀생산량(5백29만1천t)의 2.4배나 되는 1천2백70만6천t이 재배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최근 10년 사이에 두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재배품종도 모양이 길고 끈기가 없는 안남미(장립종)에서 국내 품종과 비슷한 자포니카 계열의 중단립종으로 대체되고 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특히 맛과 향에서 한국 쌀과 별 차이가 없는 초산.설봉 등 자체 개발한 중단립종 품종을 재배하는 것은 물론 최근 국내와 기후가 비슷한 일부 지역에선 진부 등 한국 품종을 직접 들여와 심고 있다.

이들 지역에선 최신 가공.포장 시설과 기술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격은 국내 시세(80kg들이 가마당 18만원선)의 6분의 1인 3만원 수준인 데다 바닷길로 하루 이틀이면 수송할 수 있기 때문에 국내 쌀 산업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서는 분석했다.

현지 조사를 다녀온 농림부 김종진 식량정책과장은 "중국이 1997년 이후 정부 수매가격을 계속 낮춰 우리 쌀과 가격차가 더욱 벌어지는 데다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가입 후 쌀수출을 확대할 가능성이 커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고 말했다.

중국 쌀은 국내 쌀 시장을 2004년까지 최소시장접근물량(MMA.지난해에는 국내 소비량의 2%인 11만4천t)만큼 개방키로 한 우루과이라운드 농업협정에 따라 지난해의 경우 9만4천t이 국내에 수입돼 전량 가공용으로만 사용됐다.

홍병기 기자 klaat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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