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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차·곡물차·꽃차 … 뜨락에서 한 잔 하실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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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서울 안국동 아름지기 한옥이 손님에게 차 한 잔 대접하는 공간으로 변신했다. 찻상과 다기, 그리고 각종 우리차들이 전시된다. [사진 아름지기]

‘차(茶)’라고 하면 오래된 격식을 지켜야만 할 것 같다. 하지만 꼭 그래야 할까. 현대화된 차문화는 없을까.

 전통을 오늘날에 맞춤하게 적용할 방법을 고민해온 재단법인 아름지기(이사장 신연균)의 올해 기획전은 ‘끽다락(喫茶樂): 차와 하나 되는 즐거움’다. 중국 당나라 승려 조주(趙州)의 ‘끽다거(喫茶去, 차나 마시고 가라)’를 변형했다. 2006년 ‘우리 그릇과 상차림’전, 2009년 ‘행복한 새참, 도시락’전을 잇는 세 번째 식생활 주제전이다. 윤보선 생가의 행랑채였던 한옥을 리모델링한 서울 안국동 아름지기 한옥에서 11~31일 열린다.

 김경은·김종환·SWBK 등 5팀의 디자이너와 강웅기·고보형·고희숙 등 30명의 도예가가 오늘날의 다과상과 다기를 제안했다.

 막걸리잔에 달이 뜬 듯한 ‘달잔’으로 이름을 알린 김종환씨는 “무엇이 우리 차인가 생각했을 때, 양은 주전자에 볶은 보리 넣고 퍽퍽퍽 가득 끓여 물처럼 마셨던 어린 시절을 떠올렸다”며 양은 피처와 컵 세트를 디자인했다.

 송승용씨는 거름망과 잔을 일체화해 찻잎째 우려 바로 마실 수 있는 머그컵을 내놓았다. 김경은씨는 아이들이 차와 간식을 담을 수 있는 패키지를 디자인했다. 레고 블록처럼 변형 가능한 형태여서 아이가 메고 다닐 수 있는 도시락보가 되기도, 둥근 소반이 되기도 한다.

 전시의 키워드는 ‘일상으로 돌아온 차’라고 할 법하다. 이미 그 자체로 별도 전시를 꾸릴 만큼의 이야기가 풍부한 커피와 녹차를 제외하고 무·우엉·도라지 등 뿌리차, 메밀·현미·보리 등의 곡물차, 구절초·국화 ·하고초를 이용한 꽃차 등을 소개한다.

 차를 주제로 한 다양한 행사도 마련했다. 매일 오전 11시, 오후 1시, 3시, 세 번에 걸쳐 관객 대상의 티타임이 예정돼 있다. 매주 토요일 오전·오후 각 1회씩 차 만드는 전 과정 시연과 함께 7가지 차를 판매하는 시장도 열린다. 무료. 02-733-83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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