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 고양종합터미널 새 주인 찾는다

조인스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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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주기자] 사연 많고 탈도 많았던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의 고양종합터미널이 새 주인을 찾는다.

잦은 사업자 변경, 저축은행 불법 대출 등에 휘말려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현재 운영 중인 홈플러스, 버스터미널 등에 하루 평균 8200여 명이 방문하며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11월 메가박스가 문을 열면 하루 평균 2만 여명이 고양종합터미널을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고양종합터미널 부지는 일산신도시 입주가 본격화하던 1994년 팔렸다. 하지만 사업자가 자주 바뀌면서 착공이 미뤄지다가 2002년 1월 건축허가를 받고 2003년 2월 첫 삽을 떴다. 공사가 시작된 후에도 건축주와 수분양자간의 분쟁과 소송 등으로 2003년 11월 공사가 중단됐다가 2007년 3월 종합버스터미널고양㈜이 사업을 맡아 2007년 11월 공사가 재개됐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부동산 경기가 가라앉자 2010년 7월 설계변경을 위해 또 다시 공사가 중단됐다. 당초 분양을 목적으로 조성하던 상가를 임대를 놓기로 하면서 이에 맞춰 설계를 바꾼 것이다.

설계변경 후 순조로워 보이던 사업은 완공을 코 앞에 둔 2011년 9월 저축은행 불법대출 조사가 대대적으로 벌어지면서 또 다시 휘청였다. 시행사인 종합버스터미널고양의 대표였던 이모씨가 불법대출, 공금횡령 등의 혐의로 도주하다가 같은 해 11월 구속된 것이다.

이씨는 에이스저축은행 등을 통해 2005년 2월부터 2011년 8월까지 회사 명의 및 차명으로 7200여 억원을 대출 받았고 이 중 6900여 억원을 갚지 않았다. 여기에 대출 받은 7200여 억원 중 300여 억원을 미국 부동산 구입 등으로 횡령했다. 고양버스터미널에 투입된 비용은 건축비 1600여 억원 등 2533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여곡절 끝에 2011년 11월 완공한 고양버스터미널은 예금보험공사가 같은 해 12월 주식담보권 실행으로 지분을 100% 확보하면서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전 시행사 임직원은 모두 물러났고 현재 시행사 대표는 예금보험공사 소속이다. 불법대출 등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예금보험공사에서 매각까지 임시로 관리를 맡았다.

교통여건 좋고 배후수요 넉넉

올 2월 홈플러스 개장에 이어 6월 버스터미널(전국 25개 노선, 하루 163회 운행)도 운행을 시작했다. 8월 메가박스와 영화관 임대계약이 체결됐으면 11월 개관할 예정이다.

고양종합터미널(연면적 14만6071㎡)은 지하 5층~지상 7층 총 12개 층 규모다. 쇼핑센터, 버스터미널, 영화관, 대형할인점, 창업지원센터, 환승주차장 등으로 이뤄졌다.

대형할인점은 홈플러스에서 사들였고 창업지원센터와 환승주차장은 고양시에 기부채납할 예정이다. 예금보험공사는 나머지 쇼핑센터, 버스터미널, 영화관을 팔기 위해 9월 말 매각공고를 냈다. 매각은 공개경쟁입찰로 진행되며 계획대로라면 11월 초 인수의향서, 11월 말 인수제안서를 받아 12월 말 최종 인수자가 선정된다.

고양종합터미널은 부지 매각 당시부터 터미널로 적합한 입지라는 평을 받았다. 서울에서 일산신도시로 진입하는 초입에 자리잡은 데다 서울외곽순환도로 일산나들목이 코 앞이다.

여기에 서울지하철 3호선 백석역이 바로 옆에 있어 역세권 상권 활성화에 중심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다. 반경 3㎞ 내에는 마땅한 상권이 없는 반면 주변에 백송마을, 호수마을 등 아파트와 오피스텔이 밀집한 것도 이런 기대를 뒷받침했다.

하지만 일산신도시는 장항동 라페스타·웨스턴돔을 중심으로 대형 상권이 형성돼 있어 쇼핑·문화 수요를 끌어들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전문가들은 "기본적으로 버스터미널과 홈플러스, 영화관을 이용하려는 수요는 꾸준할 것으로 보인다"며 "매각 대상인 쇼핑센터의 업종 등 MD(매장 구성)이 상권 활성화의 중요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수의향서는 11월 2일 오후 4시까지 서울 용산구 한강로2가의 삼일회계법인으로 직접 방문해서 제출해야 한다. 예금보험공사에서 정한 예정가(낙찰 최저가) 이상의 가격을 제시한 입찰자 중 가장 좋은 조건을 제시한 입찰자가 인수자로 결정된다. 예금보험공사 관계자는 "예정가는 원칙적으로 비밀에 부쳐지기 때문에 입찰자들이 주변 시세 등을 판단해 결정해서 제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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