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재 前재경장관 중기 전략위장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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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정부 출범 후 경제 개혁을 진두지휘했던 이헌재(李憲宰.사진)전 재정경제부 장관이 10개월여만에 공식 석상에 돌아온다.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는 27일 중소기업 및 벤처업계의 발전과 정책 제언 등을 위한 외부자문기관으로 '중소기업경영전략위원회' 를 설치키로 하고 위원장에 李 전 장관을 위촉했다고 밝혔다.

李위원장은 28일오전 서울 여의도 기협중앙회에서 첫 모임을 주재하고 앞으로 활동방안을 논의한다.

위원회 구성원 29명의 면면은 중소기업 관련 모임으로는 이례적이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화려하다. 연구기관에서는 배광선 산업연구원장.이윤호 LG경제연구원장이, 금융계에서는 김종창 기업은행장.이영회 수출입은행장.오호수 증권업협회장.황영기 삼성증권 대표 등이 명단에 들어 있다.

이밖에 서태식 삼일회계법인 회장, 김영무 김&장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를 비롯, 기업계.학계.언론계의 유명 인사가 망라됐다.

李위원장은 지난 3월 한 모임에서 만난 김영수 기협중앙회장으로부터 위원회 구성 제안을 받고는 이를 흔쾌히 수락하고 자신이 직접 나서서 위원들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8월 장관직을 물러난 뒤 여러 자리를 고사하며 별다른 공식활동을 하지 않던 그가 중소기업계 자문역으로 나선 것에 대해 의외라는 반응도 있다.

그러나 李위원장이 장관재임중 전경련 해체론을 제기하는 등 재벌의 폐해를 비판하면서 중소기업 육성의 필요성을 강조했었다는 점에서 그의 결정을 이해하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李위원장은 지난 3월 서울 역삼동에 연락처를 겸한 조그만 사무실을 두고 일주일에 두번 정도 출근하고 있다.

기협중앙회 관계자는 "李 전 장관이 선뜻 위원장직을 맡아준 데 대해 중앙회도 내심 놀랐다" 며 "특유의 추진력과 인적 네트워크가 발휘된다면 경영전략위원회가 내실있고 힘있는 기관으로 자리잡을 것" 이라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기협중앙회는 "李위원장을 비롯한 위원들은 비상근이며, 모임이 있을 때마다 소정의 교통비가 지급될 뿐 다른 특별 대우는 없다" 고 밝혔다.

이현상 기자 leeh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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