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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도약 시작한 '사커루' 본선 눈앞

중앙일보

입력

축구(사커)와 캥거루를 합친 '사커루' 는 호주 축구대표팀의 애칭이다. 사커루는 지난 컨페더레이션스컵을 통해 국내 축구팬들에게 친숙한 이름이 됐다.

호주는 세계 1위 프랑스, 2위 브라질을 차례로 꺾는 등 대회 내내 파란을 몰고다니며 3위에 올랐다. 덕분에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도 68위에서 50위로 껑충 뛰었다.

호주는 2002 월드컵 오세아니아 최종 예선에서 뉴질랜드에 2연승(2 - 0, 4 - 1)을 거두고 남미 5위와 겨루는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누이 결혼식에 가야 한다며 컨페드컵 준결승전을 앞두고 귀국했던 브렛 에머튼은 1차전 두골을 포함해 세골을 뽑아냈다. 독일 운터하잉 소속 공격수 데이비드 즈릴릭이 두골을 보탰다.

대표선수 대부분이 잉글랜드를 비롯해 유럽 무대에서 뛰는 호주는 탄탄한 전력에 비해 월드컵과는 인연이 별로 없었다.

1974년 서독 대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세계 축구의 변방인 오세아니아주에 소속된 '죄' 였다. 항상 다른 주(洲) 국가와 플레이오프를 거쳐야 했고 번번이 관문을 넘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상승세는 호주 국민들에게 28년 만에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을 수 있다는 희망을 던져주고 있다.

사커루의 구동축은 플레이메이커 폴 오콘(32.미들스브러)이다. '북반구에 지단이 있다면 남반구에는 오콘이 있다' 는 말이 있을 정도로 오콘의 게임 리딩 능력은 탁월하다. 적진 구석 구석 찔러주는 패스는 측면 공격수의 발을 거쳐 최전방의 클레이튼 제인과 즈릴릭의 슈팅으로 마무리된다.

전통적인 킥 앤드 러시 스타일로 좌우 측면에서 올라오는 센터링이 주공격 루트다. 확률 높은 세트 플레이도 호주의 강점이다. 컨페드컵에서 프랑스와 브라질을 무너뜨린 결승골도 모두 프리킥 상황에서 터졌다.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하는 속도가 빠르고, 유럽에 진출한 선수들이 많아 세기도 좋아졌다.

어느 팀이 남미 예선 5위가 되느냐에 따라 호주의 월드컵 본선행 확률은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2001년의 사커루는 어느 팀도 쉽게 넘볼 수 없는 끈끈한 힘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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