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이상 지속된 백화점 세일기간 담합 깨져

중앙일보

입력

1990년대 이후 10여년 이상 지속된 대형 백화점들의 세일기간 담합이 깨졌다.

현대백화점(http://www.e-hyundai.com)은 여름 정기바겐세일을 5일 앞당겨 다음달 1일부터 17일간 실시한다고 25일 밝혔다.

현대측은 "본격적인 휴가시즌이 시작되는 7월중순 이후는 여름상품 및 바캉스용품 구입이 거의 없다는 점을 감안, 여름 세일을 6일 앞당기게 됐다" 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대의 이같은 일정변경은 해외출장을 갔던 이병규 사장이 23일 귀국한 후 롯데백화점이 세일기간을 17일로 연장키로했다는 보고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앞서 롯데백화점(http://www.lotteshopping.com)은 당초 계획보다 세일을 7일간 늘려 6일부터 17일간 여름세일에 나선다고 밝혔다.

롯데측은 "미국 등 선진국은 여름.겨울 두번만 한달씩 정기세일을 할뿐 우리나라처럼 봄.가을.연말 등의 세일이 없다" 며 "장기적으로 여름.겨울 세일을 정착시키기 위해 여름 세일을 17일로 늘렸다" 고 설명했다.

신세계.미도파.갤러리아 등 중견 백화점들은 예정대로 6일부터 17일간 세일에 들어가기로 결정했다.

이에따라 90년대 초반부터 롯데가 주도하던 세일 기간이 깨졌으며, 하반기에는 다른 백화점들도 세일 기간이나 시기 결정에 공동보조를 취하지 않을 전망이다.

이를 계기로 백화점업계 1위 롯데와 롯데를 추격중인 현대의 경쟁도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숙녀복 등 의류업체에서는 현대의 세일기간 변경에 따라 세일물량 공급에 고심을 하고 있다.

Y사 관계자는 "세일 물량은 한정돼 있는데 현대 세일에 먼저 참가하면 롯데 등 다른 백화점들이 가만히 있을것 같지 않아 고민" 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가 주도하던 세일 기간에 현대가 반기를 든 것은 유통업계의 큰 변화" 라며 "대형 백화점보다 일주일 앞당겨 여름 세일을 시작해왔던 수도권의 삼성플라자.그랜드.LG백화점 등 중소형 백화점들에도 여파가 미칠 것" 이라고 말했다.

소비자를위한시민의모임측은 "세일 기간이 다양화되는 것은 소비자에게는 유익한 점이 많다" 고 말했다.

김태진 기자 tj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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