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보시라이 공산당서 퇴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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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시라이

차기 중국 최고지도부 진입을 노리던 보시라이(薄熙來·63) 전 충칭(重慶)시 당서기가 사건 발발 7개월 만에 결국 공산당에서 퇴출됐다. 28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이날 열린 정치국 회의에서 보 전 서기의 공산당원 당적과 공직을 동시에 박탈하는 쌍개(雙開) 처분을 내린다고 밝혔다.

 또 보시라이의 아내 구카이라이(谷開來·52)의 영국인 사업가 독살 사건과 심복이던 왕리쥔(王立軍·53) 전 충칭시 공안국장의 미국 망명 기도에 대한 혐의는 사법기관에서 처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보가 형사상 불기소 특권을 가진 전국인민대표대회 대표 자격도 상실할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당초 보의 당적을 박탈하는 수준에서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했으나 예상보다 강도 높은 처분을 받았다.

 보는 올 3월 충칭시 당서기에서 해임되고 당 정치국원 및 중앙위원 자격을 정지당한 상태에서 당 중앙기율검사위의 조사를 받아왔다. 아내 구카이라이가 지난해 11월 사업 파트너였던 닐 헤이우드를 독살한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은폐한 혐의다. 구카이라이와 왕리쥔은 각각 사형유예와 징역 15년형을 선고받았다.

 공산당은 중앙정치국 위원이자 충칭시 서기였던 보가 ▶ 왕리쥔·구카이라이 사건에서 직권 남용 ▶ 거액 뇌물 수수 ▶다수의 여성과 불건전한 관계 유지 ▶인사기율 위반 및 인사 관리 실패 등으로 국가와 당의 명예를 실추시켰다고 발표했다.

 이날 공산당은 오는 11월 8일로 제18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 개최 날짜를 확정했다고 밝혔다. 17기 중앙위원회 7차 전체회의는 일주일 앞선 11월 1일부터 사흘간 열린다. 당초 10월 중에 열릴 것으로 예정됐던 18차 당대회는 천안문 사태 이후 중국 최대 정치 스캔들인 보시라이 사건으로 다소 연기된 것으로 보인다. 이번 당 대회에서는 10년 만의 권력 교체가 이루어질 예정이다.

민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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