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실한 기독교 신자 조혜연 6단 기권 의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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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에 오른 조혜연 6단이 결승전 당일인 22일 기권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 바람에 젊은 기사들이 마음먹고 준비한 2005바둑마스터즈 결승전은 아무래도 반쪽 행사가 될 것 같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조혜연 6단이 교회를 가기 위해 일요일 대국은 할 수 없다며 기권 의사를 표명한 것은 준결승전 직후다. 한국기원 임선근 사무총장, 바둑마스터즈의 실무책임을 맡고있는 양건 7단 등이 설득에 나섰으나 19일 현재까지도 조혜연의 결심은 요지부동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회에 나오지 않으면 기권이 되고 자연 우승컵은 신예 김선미 초단에게 돌아가게 된다. 20세 처녀기사 조혜연은 지난해 세계최강의 여성기사 루이나이웨이(芮乃偉) 9단을 꺾고 여자 타이틀 2관왕에 올랐고 올해도 루이 9단을 꺾고 여류명인전에서 우승한 한국 여자바둑 최고의 기대주다. 그러나 조혜연은 일요일엔 만사를 제치고 교회에 가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있어 부모들의 설득도 먹혀들지 않고있다.

임선근 한국기원 사무총장은 "조혜연은 우리나라 여성바둑을 이끌어 갈 뛰어난 기재인데 본인의 종교적 신념 때문에 결승전을 기권한다면 너무 아쉽다. 서로 노력하여 양쪽을 병행할 수 있는 길을 찾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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