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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어선·순시선 50여 척 센카쿠 영해 20분간 ‘점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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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25일 센카쿠 열도( 중국명 댜오위다오, 대만명 댜오위타이) 해상에서 일본과 대만 순시선 간에 서로 물대포를 쏘는 물리적 충돌이 빚어졌다. 이날 오전 7시40분쯤 대만 어선 약 40척과 대만 해상경비대 소속 순시선 12척이 센카쿠의 우오쓰리지마(魚釣島) 일본 영해 안에 들어와 이를 저지하는 일본 해상보안청 순시선과 충돌했다.

 일 해상보안청은 순시선과 소형 순시정 등 30척을 동원해 대만 어선들에 영해 밖으로 나갈 것을 확성기를 통해 경고했지만 대만 어선들은 우오쓰리지마를 향해 항해를 계속했다. 이에 일 해상보안청 순시선은 어선 앞을 가로막고 고압 호스로 물대포를 발사했다. 당시 대만 어선들은 “댜오위타이(釣魚臺)는 우리 것” “방위를 맹세한다”는 글이 적힌 깃발을 휘날리며 섬 앞 3해리(약 5.6㎞)까지 근접한 상태였다.

 이에 대만 순시선 일부도 약 20분에 걸쳐 일 해상보안청 순시선을 향해 물대포를 쏘며 맞대응했다. 일본 정부가 지난 10일 센카쿠 국유화를 결정한 이후 ‘구두 충돌’은 있었지만 직접적인 물리적 접촉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해 내 충돌이 있는 동안 영해 밖 ‘접속수역’에는 대만 어선 10여 척과 중국의 해양감시선 4척, 어업감시선 2척이 대기했다. 결국 대만 어선들이 뱃머리를 돌려 대만 복귀를 선언하면서 무력충돌로는 이어지지 않았지만 한때 긴장감이 조성됐다. 대만 어민들은 “댜오위타이가 대만의 영토라는 것을 대내외에 알리려는 목표가 달성됐다”고 주장했다. 귀항 결정에는 북상하는 태풍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대만 언론들은 “댜오위타이에 투입된 순시선에는 실탄으로 무장한 특수기동대(SWAT) 병력도 있었다”며 “이 밖에 유사시에 대비해 E-2K 조기경보기 2대와 F-16 전투기, 해군함정 등을 댜오위타이 먼 바다에 배치했다”고 보도했다.

 일 해상보안청은 이날 오후 외무성을 통해 “타국의 공선(公船)에 물을 뿌리는 행위는 국제법 위반”이라며 대만 측에 항의했다. 중국 정부는 이날 ‘댜오위다오 백서’를 발간했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중국 국무원 신문판공실이 배포한 『댜오위다오, 중국의 고유 영토』라는 제목의 이 백서는 “중국인이 이 섬을 처음 발견하고, 이름을 붙이고, 개발했다는 점을 중국의 각종 역사문서들이 증명한다”고 밝혔다. 신화통신은 홈페이지에 이 백서를 일본어와 영어로도 번역해 게재했다.

 한편 미국은 괌에 니미츠급 핵 항공모함 존 스테니스(CVN 74)함을 파견했다고 중국시보가 24일 보도했다. 이미 괌에 정박 중인 조지 워싱턴(CVN 73)함과 함께 동시 군사훈련에 나서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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