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레이더] 전통 가치주 장세 주도 600~630 박스권 등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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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를 고비로 투자자들을 헷갈리게 했던 주요 변수들이 방향을 잡아가고 있다. 먼저 뒤얽혔던 국내 구조조정의 실타래가 서서히 풀려가고 있다.

하이닉스반도체가 12억5천만달러의 해외 주식예탁증서(DR)를 성공리에 발행한 것은 하이닉스의 생존 차원을 넘어 금융권의 부실채권 부담을 덜어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대우자동차와 현대투신의 매각이란 또 다른 숙제가 버티고 있지만, 최근 대우차 노조의 해외매각 반대입장이 다소 누그러드는 긍정적 변화 조짐이 일고 있다.

둘째, 가치주와 기술주간의 장세 주도권 다툼은 일단 가치주의 판정승으로 끝났다. 미국 정보기술(IT)관련 기업들의 2분기 실적 전망치가 잇따라 기대 이하로 발표되면서 뉴욕 증시의 기술주 반등이 좌절됐고 이는 국내 증시에도 영향을 미쳤다.

셋째, 종합지수 600선이 쉽게 깨지지 않을 것이란 믿음이 커졌다. 나스닥지수가 연일 하락해 다시 2, 000선을 위협받고 있지만, 국내 증시에선 주가가 600선 근처로 미끄럼을 탈라 치면 싸게 살 기회를 잡으려는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 게다가 다음 주부터 국민연금이 6천억원 규모의 주식매수에 나설 계획이어서 지수 600의 방어선은 보다 튼튼해질 전망이다.

넷째, 경기회복에 기대어 주가가 오르기는 아직 역부족이란 사실이 확인되고 있다.

미국이나 우리나 경기 지표들이 계속 하강하는 가운데 재료를 목말라하는 투자자들은 오는 26일로 예정된 미 FOMC(공개시장위원회)회의에 눈을 돌리고 있다.

당초 금리를 0.25%포인트 이상 내리기는 힘들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미국의 고용.소비 관련 지표들이 갈수록 나빠지면서 뉴욕 증시까지 흔들리자 0.5%포인트 인하설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는 소식이다.

전반적으로 국내 여건은 좋아졌지만, 해외 쪽이 불안하다. 종합지수 600~630의 박스권을 염두에 두고 큰 욕심을 내지않는 투자자세가 필요해 보인다. 구조조정의 혜택이 기대되는 금융주와 개별 가치우량주 중심의 매매가 좋을 것 같다.

김광기 기자 kikw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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