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립식 펀드 대박 환상 버리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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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바이코리아 펀드의 전철을 밟지 말자.-'

적립식 펀드 투자의 장.단점을 투자자들에게 제대로 알리고 팔자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은행과 증권사 등 판매창구의 일부 직원들이 적립식펀드의 상품구조를 고객들에게 꼼꼼히 소개하기 보다는 일단 가입하면 '대박'을 터뜨릴 수 있다는 식의 환상을 심어주는데 치중하고 있다는 문제 의식에서다. 자산운용업계는 이같은 잘못된 판매 관행이 지속되면 어렵게 살아난 펀드 투자의 불씨가 한순간 꺼질 수도 있다고 우려하면서, 판매사 직원과 투자자 등에 대한 교육과 상담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마련하고 있다.

'1억만들기 주식형1호'로 적립식 펀드 열풍의 시동을 걸렸던 랜드마크투신운용의 최홍 사장은 올초부터 "적립식 펀드에서 중요한 위험 중 하나는 판매창구 직원과 투자자간의 의사소통의 문제"라고 지적하고, 은행 등 판매채널 직원들의 교육에 힘을 쏟고 있다.

이 회사의 마케팅 담당 직원들은 일주일에 사나흘은 판매사 직원 교육차 외근을 하고 있다.

조철희 랜드마크투신 상품개발부장은 "특히 원금손실의 위험이 있는 주식형 펀드를 팔아본 경험이 별로 없는 은행 창구 직원들에 신경을 쓰고 있다"며 "이들이 적립식 상품의 위험보단 장점을 지나치게 부각한다는 지적이 있어 상품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건전한 투자방법을 제시하도록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50만 계좌가 넘는 적립식 펀드 투자자를 유치한 미래에셋도 투자자들과 판매직원 교육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미래에셋 자산운용과 투신운용은 지난주 '금융상품 상담 센터'를 열었다. 미래에셋의 한 관계자는 "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문의가 급증하는 추세에 발맞춰 전문가(파이낸셜 플래너)급의 상담 인력을 양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올초엔 적립식 펀드 판매 직원들을 위한 교육용 CD를 제작해 전국의 판매 점포마다 배포했다.

은행권에서도 판매 직원들에 대한 교육이 활발하다. 국민은행은 창구직원을 대상으로 각 지역별 현장 교육, 야간 연수, 인터넷을 통한 사이버 교육, 주말 자율연수 등 다양한 채널의 교육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다.

자산운용협회 김정아 홍보실장은 "최근 은행에 저축만 하다가 적립식 펀드에 눈을 뜨는 새내기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며 "이들이 펀드를 제대로 이해하고 건전한 투자를 할 수 있도록 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게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자산운용협회는 투신사들이 조성해 둔 투신안정기금을 투자자교육기금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협회는 이외에도 올해말 퇴직연금제도 시행을 앞두고 직장인 등을 대상으로 한 교육 강사 파견을 늘리고, 교과서에 건전한 펀드 투자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내용을 포함하도록 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윤혜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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