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A 과잉공급으로 덤핑 '기승'

중앙일보

입력

국내 개인휴대단말기(PDA) 업체들의 잘못된 수요예측에 따른 PDA의 과잉공급으로 용산상가를 중심으로 원가에도 못미치는 덤핑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들어 월 2만대 정도의 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측됐던 국내 PDA 시장이 경기침체에 따른 이상기류로 월 1만4천여대의 판매량에 그치자용산상가의 대리점들이 현금회수를 위해 덤핑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컴팩이 올해 초 75만원대 가격으로 내놓은 `아이팩 H3630'' 모델은 현재 59만원에 구입할 수 있으며 한국HP의 `조나다548''은 65만원에서 50만원대 초반까지 가격이뚝 떨어졌다.

팜Ⅲe PDA 역시 30만원대의 소비자 가격에서 10만원대 후반에 판매되고 있는 실정이며 제이텔의 일부모델은 공식적인 소비자 가격의 절반인 10만9천원에 판매되고있다.

용산상가의 모 PDA 총판 관계자는 "올해 국내 PDA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을 예측해 물량을 과도하게 확보한 판매상들이 예상외의 판매부진을 보이자 원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가격으로 PDA를 처분하고 있다"며 "일부에서는 가격인하를 쉽게 하기 위해 무자료 거래도 성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PDA 전문 인터넷사이트 KPDA의 문병주 팀장은 "PDA의 덤핑현상은 소비자에게는PDA를 싼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기회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아직 성숙되지 않은국내 PDA시장의 성장에 치명타로 작용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팜 PDA를 유통하고 있는 세스컴 관계자는 "해외의 경우 PDA 시장은 1인당 국민소득이 1만5천달러 이상일 때 수요예측이 가능한 안정적인 시장이 형성된다"며 "현실을 간과한 `포스트PC 전망''이 과잉공급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가트너 그룹에 따르면 국내 PDA 시장은 지난해보다 44% 성장한 28만여대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으나 국내 전문가들은 장기적인 경기불황에 따라 PC 등 IT관련 제품들의 판매부진과 맞물려 지난해와 비슷한 15만대 수준에 머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서울=연합뉴스) 강훈상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