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겪은 해방과 분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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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형씨의 구술을 정리한 『나는 조선…』와 『내가 겪은 해방과 분단』은 같은 구술사면서도 방법을 달리한 책이다.

김석형씨의 구술이 한 개인사를 집중 조명한 것에 비해 후자는 여덟명의 화자(話者) 에게 '정리된 질문' 을 던져 우리 해방과 분단의 역사를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관련 역사 사료(史料) 를 바탕으로 한 연구자의 질문과 구술자의 주관적인 기억이 조금의 긴장감을 자아내기도 한다.

'구술자료총서 1' 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데서 알 수 있듯이 책은 앞으로 지속적으로 펼쳐질 우리 구술사의 예고편이다. 여덟명의 구술자 대부분이 '해방과 분단' 의 상황을 증언하고 있다.

특히 넷째 구술자 백남권은 해방에서 5.16에 이르는 시기의 군부 동향 및 군부 지도자들의 면면에 관해 상세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초창기 군부 지도자들과 군내 파벌에 관해 가치성 있는 증언들을 담고 있다.

해방정국에서 정치활동을 하다 6.25 때 평양에 들어가 선무공작을 펼친 김선(金善) 의 체험담도 흥미를 끈다. 남쪽 출신의 장기수 허영철, 북쪽 출신의 장기수 최하종이 보여주는 좌익 활동가의 삶도 읽을거리다.

유광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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