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통 노사갈등 '맞고소전'으로 확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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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안내업무 분사와 비정규직 계약해지를 놓고 빚어지고 있는 한국통신 노사 갈등이 양측이 상대를 잇따라 고소하면서 맞고소 사태로번지고 있다.

한통 이상철(53) 사장은 16일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노조 전 사무처장 강모(41)씨 등 전임 집행부 7명을 경기도 성남 분당경찰서에 고소했다.

사측은 고소장에서 "피고소인들은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9일까지 전국 순회투쟁을 계획하고 직원 출.퇴근 저지 및 번호안내국 난입 등을 통해 114안내업무를 마비시키는 등 114 분사저지 투쟁을 적극 주동했다"고 주장했다.

또 "이 과정에서 현주건조물 침입과 기물손괴, 집단폭력행위를 했다"며 "특히출.퇴근 저지로 인해 114 통화소통률이 평소 80%에서 40% 이하로 떨어지는 등 114안내업무의 마비를 초래했다"고 덧붙였다.

사측은 앞서 지난달 29일 노조 여성국장 신모(41)씨 등 노조 114협의회 여성노조원 17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했으며, 한통 강원지역본부 송모 부장도 같은 달11일 김모(35)씨 등 노조원 3명을 폭행 혐의로 고소했다.

이에 맞서 노조측은 지난 6일 이 사장과 담당부서 간부, 청원경찰들을 폭행 및기물손괴, 성폭행 등의 혐의로 3건의 고소장을 제출했다.

특히 김모(43.여)씨 등 114 여성노조원 19명은 "지난달 31일 현 노조집행부의업무복귀 과정에서 청경들이 여성노조원들을 성폭행했다"며 고소, 처리결과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와 별도로 사측은 지난 3월 비정규직(계약직) 노조원 18명을 특수공무집행방해 및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했고, 노조는 같은 달 청경들이 노조원을 폭행했다며 진정서를 제출, 아직도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분당경찰서는 한통 노사분쟁과 관련, 7건의 고소장이 제출됨에 따라 보충조사와처리에 진땀을 빼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관 6명이 밤낮없이 보충조사에 몰두하고 있으나 당사자들이출석요구에 제대로 응하지 않고 인력 부족으로 조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성남=연합뉴스) 김경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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