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차 회사와 연결해 줄 에이전트 알아보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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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자동차 디자이너를 꿈꾸는 정성민씨가 현대자동차 ‘포니’를 재해석한 자신의 작품에 입을 맞추고 있다. [박종근 기자]

자동차 시제품(목업·Mockup) 모형을 들고 나타난 정성민(30)씨는 “사흘 밤을 새웠다”며 목업 제작 때문에 피곤하다고 하면서도 설레는 표정은 숨기지 못했다. 자신이 그렇게 되고 싶어 하는 자동차 디자이너에게 직접 자신의 작품에 대해 컨설팅을 받는 자리였기 때문이다. 정씨는 자동차 하나만 바라봤다. 아주자동차대학을 졸업했고, 2010년 연세대 원주캠퍼스 산업디자인과에 편입했다. 졸업 후에도 자동차 디자인 관련 회사에서 인턴을 했다.

 하지만 자동차 디자이너로 취업하기는 녹록지 않았다. 일반 기업의 정기 공채처럼 대규모로 신입사원을 뽑지도 않을뿐더러 디자인 경력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외국 회사들도 수시 채용 위주라 정보의 길목을 잡고 있지 못하면 취업이 힘든 구조다. 인크루트 서미영 상무와 르노삼성 전훈일 디자인팀 차장이 정씨의 취업 전략을 분석했다.

 정씨는 대기업만 고집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정씨는 “중국·말레이시아 같은 개발도상국의 자동차 회사에도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이에 서 상무는 “외국 자동차 회사와 국내 구직자를 연결시켜 주는 ‘에이전트’의 문을 두드려 보라”고 조언했다. 인크루트 서 상무는 “토익 점수와 구직 인터뷰를 하는 건 다른 능력”이라며 영어회화 능력을 키울 것을 요구했다. 전 차장도 “르노삼성에서 하는 모든 프로젝트 리뷰는 영어로 진행된다”며 영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구체성이 떨어지는 자기소개서와 이력서도 문제였다. 정씨는 자동차 회사에서의 경력사항은 쭉 적어놨지만 정작 그곳에서 어떤 업무를 했고 뭘 배웠는지를 구체적으로 적지 않았다. 서 상무는 “디자이너가 되기 위한 본인의 역량을 구체적으로 적고, 포트폴리오를 볼 수 있는 웹사이트 링크를 만들라”고 조언했다.

 전 차장은 정씨의 스케치 능력을 문제삼았다. 정씨는 “그림을 체계적으로 배운 적이 없다”고 했다. 전 차장은 “카디자인뉴스, 카바디디자인(Carbody design) 등 좋은 매체의 스케치를 따라해 보라”고 조언했다. 그는 또 정씨가 들고 온 포트폴리오(작품집)에 관해 “전문가만큼 예쁘게, 보는 사람이 지루하지 않게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자신의 작품을 모아 스프링으로 묶어 놓은 데 그친 포트폴리오는 전문가적인 느낌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전 차장은 또 “디자이너는 항상 2~3년 뒤 미래를 내다봐야 한다”며 “자동차 관련이 아니더라도 패션·건축 등의 자료를 많이 보고 폭넓게 트렌드를 좇아야 한다”고 늘 ‘감각’을 잃지 말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서 상무는 “취업 정보를 얻기 위해선 커뮤니티를 잘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조언도 했다. 예컨대 산업디자인학과가 유명한 홍익대의 경우 학과 사무실이나 선배 등을 통해 관련 업종의 취업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채승기 기자

정성민씨는

학력 연세대 원주캠퍼스 산업디자인과 재학 중(2013년 2월 졸업 예정) 아주자동차대 자동차디자인학과 졸업

학점 연세대-4.5 만점에 2.5
아주자동차대-4.5 만점에 4.02 자격증 없음

외국어 토익 565점

경력 에이모스보트(기계·자동차·조선 모델 디자인회사) 인턴(2004.5~2006.2),어울림 모터스 모델개발팀 인턴 (2006.6~200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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