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노조 조직률 하락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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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도 여성과 고령 노동자 등 경제활동 인구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노조 조직률이 하락하는 추세다.

특히 미국.일본의 경우 1980년대 말부터 여성 근로자가 급격히 증가한 대신 노조 가입은 줄어들어 노조 조직률이 하락했다.

선진국의 노조 조직률은 ▶미국 14.1%(97년)▶일본 22.4%(98년)▶독일 35.3%(96년) 등으로 우리나라보다 높다.

다만 경쟁국인 대만은 82년 27.7%에서 97년 48.5%로 노조 조직률이 상승했다.

노조 조직률의 내용에도 차이가 있다. 우리나라는 대기업의 노조 조직률이 70% 가까이 되지만 50인 이하 사업장은 노조가 거의 없는(3%)데 비해 선진국은 1백인 규모의 중소 사업장에 노조가 많은 것이 다르다.

경총은 이같은 선진국의 노조 조직률 하락 이유를 ▶산업발달 과정상 제조업에서 하이테크 산업으로 변화▶집단.단순 노무에서 재택근무 등 개인주의적 업무로 전환▶고용구조의 변화를 꼽았다.

노동시장의 구조변화도 한몫을 했다.

한 직장에서 고용을 보장하는 평생 직장보다 평생 직업이 강조돼 근로자들의 이동이 잦아졌다.

개인별 능력.실적에 따라 달라지는 연봉제 도입이 확산하면서 노조의 임금협상 기능이 위축된 것도 노조 가입 감소를 부추겼다.

외환위기 이후 우리가 겪었듯 구조조정 차원에서 파견 근로자나 일용직 등 비정규직이 급증한 점도 노조조직률 감소의 원인으로 꼽힌다.

경총 관계자는 "선진국의 노조 조직률이 떨어지는 것은 전반적인 추세지만 그렇다고 노조의 힘이 약화됐다고 볼 수는 없다" 며 "우리나라도 여성 노동자의 증가와 연봉제 도입 확산 등으로 노조 조직률이 한자릿수까지 떨어질 것" 이라고 전망했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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