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매일 '이름 맞소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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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우유업계의 40년 맞수인 남양유업과 매일유업이 회사의 자존심을 걸고 치열한 법정다툼을 벌이고 있다.

지난달 매일유업이 불가리아 유산균으로 만든 요구르트 '불가리아'를 출시한 게 발단이었다. 특히 '불가리아 정부가 인정한 정통 불가리아 요구르트'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자 남양유업이 가만히 있지 않았다. 1991년부터 생산한 '불가리스'와 상표가 혼동된다며 지난달 말 법원에 부정경쟁행위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매일유업의 반격도 만만찮다. 17일 남양유업의 '불가리스'가 불가리아와 상관없는데도 불가리아를 연상하는 상표와 광고를 했다며 맞소송을 냈다. 매일유업은 또 특허청에 '불가리스' 상표등록 무효신청을 내는 한편 주한불가리아 대사를 내세워 기자간담회까지 열 계획이다. 남양유업은 '김&장' 법률사무소를, 매일유업은 로펌인 '두우'와 '율촌'을 법률 대리인으로 내세웠다. 두 회사의 싸움은 A등급 우유 품질기준(PMO)으로 확전되는 양상이다. 남양유업이 3월 PMO를 따내 미군에 납품자격을 얻은 뒤 이 사실을 광고.마케팅에서 대대적으로 활용했다. 매일유업은 이달 중 PMO 최종 심사를 통과하면 남양유업보다 단시간에 자격을 획득했다고 보도자료를 배포하기로 했다. 업계에선 남양유업이 히트상품인 '불가리스'를 지키기 위해 '장군'을 부르자, 매일유업이 '멍군'을 부른 형국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이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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