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쇠고기 한우둔갑 유명음식점등 적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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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찰청 수사과는 11일 수입 쇠고기의 원산지 표시를 불법으로 없애고 시중에 유통시킨 혐의(축산물가공처리법위반)로 한모(51)씨등 서울시 마장동 일대 쇠고기 수입.유통업자 2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또 이들 수입쇠고기를 한우로 속여 판매한 서울시 강남구 모 갈비집 업주 김모(52)씨 등 강남 일대 유명 음식점 9곳의 업주 9명을 사기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한씨 등은 지난 99년 7월부터 지금까지 소 한마리를 4등분한 지육 형태로 들여온 호주산.미국산 수입쇠고기를 등심.안심 등 부위별로 해체, 재포장하면서 원산지 표시를 하지 않고 시중에 유통시킨 혐의다.

또 이들 대형음식점은 업자들로부터 수입 쇠고기를 납품받아놓고 간판과 메뉴판등에는 '한우 전문점' '한우 생고기' 등으로 표시하는 등 방식으로 한우고기인 것처럼 손님들에게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 음식점은 이같은 수법으로 통상 1인분 판매가격이 1만∼1만 3천원하는 수입갈비를 2배 가까운 1만8천∼2만4천원씩에 팔아 폭리를 챙겨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강남 일대 일부 유명 갈비집들이 간판에는 '한우' 고기를 파는 것처럼 명기하고 실제로는 수입쇠고기를 팔거나, 종업원을 통해 손님에게 한우라고 속이는 수법으로 수입쇠고기를 대량으로 팔아왔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들 음식점이 지난해부터 판매한 수입쇠고기가 모두 1천270여t 1백22억여원어치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이들 외에도 이같은 업체들이 시중에 더 많을 것으로 보고 수사중이다.(서울=연합뉴스) 박진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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