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틴틴경제] 회사·가게 차리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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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틴틴 여러분은 혹시 '비즈쿨'이라고 들어보셨나요? 비즈쿨(BizCool)은 비즈니스(Business)와 스쿨(School)을 합해서 만든 말입니다. 학교 교육과정에서 비즈니스를 배운다는 의미인 셈이죠. 실업계 고교생들에게 기업과 기업가는 무엇인지, 창업과 경영은 어떤 것인지를 현장 체험 등을 통해 교육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중소기업청에서 운영하는 비즈쿨 홈페이지(www.bizcool.go.kr)에 가면 창업에 대해 고민하는 틴틴 여러분 또래들을 만날 수 있답니다.

비즈쿨 프로그램에서 가장 먼저 가르치는 게 무엇일까요. 자본주의? 경제 성장? 그렇지 않더군요. 비즈쿨 교육 프로그램 1장의 제목은 '나는 할 수 있다'였습니다.

자신의 잠재 능력과 장점을 제대로 볼 수 있어야 한다는 거지요. '내일을 실현하는 데 유일한 장애는 오늘의 의심'이라는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미국 대통령의 말도 소개하고 있더군요. 그럼, 우리도 중소기업청의 창업 강의에 한번 빠져볼까요.

창업은 흔히 개인 자영업자가 가게를 시작하거나 개인.법인이 기업을 새로 만드는 것을 말합니다. 법률적으로는 기업을 만들 때만 '창업'이라고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더 넓은 의미로 사용되는 셈이죠. 개인 자영업자들이 하는 사업도 번창하면 나중에 회사가 되기도 하니까 서로 밀접한 관련이 있는 셈이지요. 이를 테면 여러분도 잘 아는 김밥집인 '김가네' 같은 곳은 개인 가게로 시작했다가 회사로 커진 경우입니다. 일단 여기서는 제조업을 예로 들어 창업 절차를 따라가 보겠습니다.

우선 자신의 적성과 자질을 살펴야 합니다. 일단 자기 사업을 시작하기로 했으면 창업 이유와 목적을 명확히 해둬야 합니다. 사업 목적에 따라 업종 선택이나 기업 활동의 내용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죠.

업종 선택도 잘해야 합니다. 어떤 제품과 서비스를 생산.판매할지를 정하기 위해서는 시장조사, 특히 소비자 조사를 해서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할 필요가 있습니다. 본인의 자금 조달 능력도 감안해야 합니다. 보통 5억원 이상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때는 제조업을, 1억~5억원을 굴릴 수 있으면 소매점 또는 개인 중심의 서비스업을 하는 식으로 선택하라고 조언하더군요.

업종을 선택할 때는 인기상품이라고 해서 쉽게 덤벼들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습니다. 번창하고 있는 업종에는 강력한 경쟁자가 나타나는 법이니까요. FC창업코리아 강병오 대표는 "창업 시장은 진입과 퇴출이 자유롭기 때문에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고 말합니다.

광고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고수입이 확실한 아이디어 업종'이라는 말도 곱씹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소장은 "예비 창업자 중 절반은 요행수로 성공을 바란다"고 걱정합니다. 그는 "창업은 과정"이라고 말합니다. 매 순간 최선을 다하는 것이 성공의 비결이라는 뜻이지요.

너무 새로운 업종이나 채 검증되지 않은 업종은 가급적 피하는 게 좋습니다. 창업자는 흔히 남이 전혀 생각하지 못한 아이템이나 업종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지만 새롭다는 것은 아직 소비자들에게 익숙하지 않다는 말도 되는 셈이지요.

사업을 하기 전에 돈을 얼마나 벌 수 있는지, 비용은 어느 정도일지 따져봐야 합니다. 이런 것을 사업성 분석이라고 합니다. 사업성을 분석해 사업 아이디어가 유망할 것으로 판단된다면 사람과 돈을 준비해야 합니다.

그 다음에는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 필요합니다. 보통 이를 '사업 계획서'라고 하지요. 여기에는 제품은 어떻게 만들고, 판매는 어떻게 하며, 일정은 어떻게 될지 등이 포함됩니다.

사업 계획서를 만들 때는 자신의 목표를 다른 사람이 고개를 끄덕일 수 있게 제시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사업계획서는 사업에 돈을 대는 출자자나 금융기관은 물론 거래처나 고객들의 관심을 이끌어내는 데 활용되기 때문이지요.

나아가 기업의 주요 기능에 따라 업무.책임.권한 등을 체계적으로 구분하고 이를 담당할 인력을 뽑아 배치해야 하겠죠.

이제 사업을 시작할 때가 됐습니다. 땅을 사고, 공장을 짓고, 설비를 갖춰 제품을 생산하게 됩니다. 공장에서 나오는 생산품을 관리하고 팔기도 해야겠죠. 개인의 경우 간단하게 세무서에 사업자등록을 하면 되지만 주식회사를 만들 때는 더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미래의 빌 게이츠를 꿈꾸는 여러분도 창업에 도전해 보세요. 학생도 회사를 차릴 수 있답니다.

비즈쿨에서는 '도전하는 기업가 정신'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더군요. "기업가들은 단지 돈을 벌기 위해 사업을 시작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하려는 열정이 있는 사람들이다"라는 경구도 미래의 창업자들이 한번쯤 음미할 만합니다.

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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