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육로관광로 개설 절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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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와 북한이 금강산 육로관광 사업에 사실상 합의, 향후 이 사업이 우리 정부 방침으로 최종 확정될 경우 경의선 철도에 이어 남북을 관통하는 또 하나의 통로가 개설된다.

금강산 육로관광은 군사분계선(MDL)으로 단절된 도로와 철도를 연결하거나 새로 개설한뒤 실시될 예정이며, 남북한을 잇는 도로와 철도 복구는 현재 남측 구간에서 진행되는 경의선(서울-신의주) 철도와 도로(문산-개성)개설 공사 규칙에 준해 이뤄질 전망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금강산 육로관광 사업은 민간기업인 현대와 북한측이 합의한만큼 향후 정부가 추인하는 절차가 남아있다”면서 “정부 방침으로 최종 결정되면 관련부처와 유엔군사령부간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사업이 우리 정부와 북한당국에서 공식 추인되면 양측의 실무자들이 일차적으로 만나 실무협상을 벌이게 된다.

이와 함께 정전협정에 따라 비무장지대(DMZ)를 유엔사가 관리하고 있는 만큼 유엔사와 북한군간에 DMZ 개방에 따른 협상권 이양 절차를 협의하게 된다.

양측이 DMZ 남측 구간에 대한 협상권을 남한정부에 일임키로 공식 합의하면 남북한 정부관계자들은 별도로 만나 구체적인 공사 일정과 방법 등에 대한 절차를 논의하게 되고, 공사 완료 후 통행에 관한 합의서도 체결한다.

금강산 육로관광에 필요한 도로는 동해안을 따라 남북으로 이어지는 7번 국도(부산-나진)를 연결하면 된다. 현재 7번 국도는 부산에서 강원도 속초와 간성을 거쳐 통일전망대까지 이어져 있다.

따라서 북한과 이 도로를 연결하려면 통일전망대에서 금강산 온정리까지 13.7km구간만 포장공사를 하면 되는 셈이다. 정부가 지난 66년 지정한 노선에 따르면 북쪽으로는 통천-원산-함흥-청진-나진-온성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돼있다. 차량으로 이동한다고 가정할 때 약 30분이면 통일전망대에서 온정각까지 이동할 수 있다.

현대측은 통일전망대에서 우선 삼일포를 연결하는 2차선 도로를 건설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상태이며, 삼일포에서 금강산 온정리까지 9.5km 구간에는 현재 2차선 도로가 개설돼 있는 상태다.

도로건설에 걸리는 기간은 이 구간이 해안과 인접한 평지인점을 감안할 때 정몽헌 현대아산회장이 밝힌대로 10개월 이내면 충분할 것으로 군당국은 전망하고 있다.

이와 함께 남북 분단전까지 서울-원산을 잇던 경원선 철도를 복원해 이용하는 방안이며, 남측(신탄리역-군사분계선) 16.2㎞와 북측(군사분계선-평강) 14.8㎞ 구간이 각각 단절돼 있는 상태다.

그러나 문제는 이 지역에 집중적으로 설치돼 있는 양측의 군사시설이다. 서부전선과 달리 동부전선은 양측의 상호 은폐된 군사시설물이 많다. 때문에 이들 시설이 대규모 관광객에게 노출된다는 양측 군부의 부담을 해소하는 문제도 시급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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