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커피·차 너무 뜨겁게 마셔도 식도암 ‘빨간 불’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288호 18면

가요 ‘오동잎’으로 유명한 왕년의 인기 가수 최헌(64)씨가 최근 식도암으로 별세했다. 얼마 전까지도 왕성하게 활동하며 중년들의 향수를 달래 주던 가수였기에 그의 죽음이 더욱 안타깝다. 2008년 통계에 따르면 식도암은 우리나라에서 암으로 인한 사망자 중 7위를 차지할 정도로 발병률이 낮지 않다.

원장원의 알기 쉬운 의학 이야기

여자보다 남자에게서 훨씬 많이 발생한다. 10만 명당 5명가량의 남자가 식도암으로 사망하는 데 반해 여성은 남성의 10분의 1 정도로 발병률이 낮다.
식도는 해부학적인 구조상 그 외벽이 막으로 싸여 있지 않다. 그래서 암이 생겨 식도 벽의 근육층을 관통하면 주변 장기로 쉽게 전이되는 특징이 있다. 그 결과 조기 발견이 쉽지 않다. 식도암으로 진단받으면 5년 생존율이 20%에 불과한 이유가 그것이다.

식도암의 80~90%는 과도한 음주나 흡연에 기인한다. 특히 음주와 흡연을 같이하면 그 위험이 배가된다. 발병률은 음주량에 비례하며 도수가 높은 술을 마실수록 발병 확률이 높아진다. 하루에 3잔 이상 음주를 하는 사람은 1잔 이하로 마시는 사람에 비해 식도암이 약 5배 더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
양주처럼 40도 이상의 술을 마시면 식도에 많은 손상을 줘 식도암 발병률이 더 올라간다. 한 연구에 따르면 소주를 마시는 사람이 막걸리를 마시는 사람보다 식도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더 높았다. 반면 하루 평균 1잔 이내의 와인이나 맥주는 식도암의 발병을 증가시키지 않았다.

흡연은 식도암의 사망 위험을 3~4배 증가시키며 금연을 하면 그 위험이 반으로 줄어든다고 한다. 음주나 흡연을 어린 나이에 시작한 사람일수록 식도암의 위험이 더 증가한다.

신선한 과일·채소, 생선이나 우유는 식도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 그러므로 술을 마실 때는 신선한 과일이나 채소와 함께 먹는 게 좋다. 그러나 검게 탄 고기는 식도암을 증가시킬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소금에 절인 채소도 오히려 식도암을 증가시킬 수 있다.

뜨거운 음식이나 음료도 주의해야 한다. 실제 측정한 연구에 의하면 섭씨 65도의 커피를 마시면 식도의 온도는 6~12도 정도 증가한다. 온도 상승으로 인해 식도에 손상을 줘 다른 발암물질이 쉽게 침투하거나 발암물질의 발생을 더 용이하게 한다는 보고가 있다. 차를 잔에 따르고 3분 이내에 마시는 사람이 3분 이후에 마시는 사람보다 식도암 발생이 증가한다고 하니 차나 커피를 마실 때는 여유를 갖고 식은 다음 마시는 게 좋겠다.

식도암의 주 증상은 음식물이 식도에 걸려 잘 내려가지 않는다. 물은 잘 내려가는데 고형의 음식이 잘 내려가지 않거나 걸리는 느낌이 있다면 식도암이 아닌지 의심해야 한다. 그러나 음식물이 목에 걸리는 듯한 연하곤란 증상은 식도 내부를 암이 60% 이상 막아야 나타나기 때문에 증상이 나타나면 이미 치료 시기를 놓친 경우가 많다.

한국에서는 나이 40세 이후 2년마다 정기적으로 위내시경 검사를 받도록 권하고 있는데 위내시경 검사 시 식도도 관찰하게 되므로 이 권고를 잘 따른다면 식도암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