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 ‘오동잎’으로 유명한 왕년의 인기 가수 최헌(64)씨가 최근 식도암으로 별세했다. 얼마 전까지도 왕성하게 활동하며 중년들의 향수를 달래 주던 가수였기에 그의 죽음이 더욱 안타깝다. 2008년 통계에 따르면 식도암은 우리나라에서 암으로 인한 사망자 중 7위를 차지할 정도로 발병률이 낮지 않다.
원장원의 알기 쉬운 의학 이야기
여자보다 남자에게서 훨씬 많이 발생한다. 10만 명당 5명가량의 남자가 식도암으로 사망하는 데 반해 여성은 남성의 10분의 1 정도로 발병률이 낮다.
식도는 해부학적인 구조상 그 외벽이 막으로 싸여 있지 않다. 그래서 암이 생겨 식도 벽의 근육층을 관통하면 주변 장기로 쉽게 전이되는 특징이 있다. 그 결과 조기 발견이 쉽지 않다. 식도암으로 진단받으면 5년 생존율이 20%에 불과한 이유가 그것이다.
식도암의 80~90%는 과도한 음주나 흡연에 기인한다. 특히 음주와 흡연을 같이하면 그 위험이 배가된다. 발병률은 음주량에 비례하며 도수가 높은 술을 마실수록 발병 확률이 높아진다. 하루에 3잔 이상 음주를 하는 사람은 1잔 이하로 마시는 사람에 비해 식도암이 약 5배 더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
양주처럼 40도 이상의 술을 마시면 식도에 많은 손상을 줘 식도암 발병률이 더 올라간다. 한 연구에 따르면 소주를 마시는 사람이 막걸리를 마시는 사람보다 식도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더 높았다. 반면 하루 평균 1잔 이내의 와인이나 맥주는 식도암의 발병을 증가시키지 않았다.
흡연은 식도암의 사망 위험을 3~4배 증가시키며 금연을 하면 그 위험이 반으로 줄어든다고 한다. 음주나 흡연을 어린 나이에 시작한 사람일수록 식도암의 위험이 더 증가한다.
신선한 과일·채소, 생선이나 우유는 식도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 그러므로 술을 마실 때는 신선한 과일이나 채소와 함께 먹는 게 좋다. 그러나 검게 탄 고기는 식도암을 증가시킬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소금에 절인 채소도 오히려 식도암을 증가시킬 수 있다.
뜨거운 음식이나 음료도 주의해야 한다. 실제 측정한 연구에 의하면 섭씨 65도의 커피를 마시면 식도의 온도는 6~12도 정도 증가한다. 온도 상승으로 인해 식도에 손상을 줘 다른 발암물질이 쉽게 침투하거나 발암물질의 발생을 더 용이하게 한다는 보고가 있다. 차를 잔에 따르고 3분 이내에 마시는 사람이 3분 이후에 마시는 사람보다 식도암 발생이 증가한다고 하니 차나 커피를 마실 때는 여유를 갖고 식은 다음 마시는 게 좋겠다.
식도암의 주 증상은 음식물이 식도에 걸려 잘 내려가지 않는다. 물은 잘 내려가는데 고형의 음식이 잘 내려가지 않거나 걸리는 느낌이 있다면 식도암이 아닌지 의심해야 한다. 그러나 음식물이 목에 걸리는 듯한 연하곤란 증상은 식도 내부를 암이 60% 이상 막아야 나타나기 때문에 증상이 나타나면 이미 치료 시기를 놓친 경우가 많다.
한국에서는 나이 40세 이후 2년마다 정기적으로 위내시경 검사를 받도록 권하고 있는데 위내시경 검사 시 식도도 관찰하게 되므로 이 권고를 잘 따른다면 식도암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