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의문사 자살 뒤집는 증거 나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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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 군 복무 중 자살로 발표됐던 고려대생 김두황 (당시 23세.학생운동으로 강제 징집) 씨 의문사 사건에 대해 자살 의혹을 뒤집는 증거가 나왔다.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http://www.truthfinder.go.kr) 는 8일 "사고 당시 군 당국이 '金씨가 작성했다' 고 유족측에 제시했던 유서는 金씨의 동료가 金씨에게 보냈던 편지였다" 면서 "최근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필적 감정을 의뢰한 결과 金씨 동료가 작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고 밝혔다.

당시 군 당국은 육군과학수사연구소 (현 국방과학수사연구소) 의 필적 감정을 근거로 金씨 사건을 자살로 발표했었다. 이에 따라 '군 당국이 조직적으로 金씨의 타살 가능성을 은폐했다' 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당시 군은 "金씨의 옷 주머니에서 자살을 의미하는 구절이 담긴 편지가 발견됐다" 면서 "필적 감정 결과 金씨 필적이 맞다" 고 유족측에 통보했었다.

편지에 담긴 내용은 김지하 시인의 '끝' 이라는 시였으며 군 당국은 '죽기 전에 기어이 결별의 글 한 줄은 써두고 가마' 라는 구절을 들어 '金씨의 유서' 라고 판정했었다.

金씨는 고려대 경제학과 4학년 재학 중 강제징집됐으며 같은해 6월 강원도 고성군 육군 모 부대 안에서 총상을 입고 머리 부분이 없는 시신으로 발견됐다.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02-3703-5000.

성시윤 기자 <copip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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