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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지식] 수교 20년 … 중국 경제 어떻게 올라탈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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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우리가 아는 중국은 없다
한우덕 지음, 청림출판
331쪽, 1만6000원

중국은 노회(老獪)하다. 이 책을 덮은 뒤 떠오른 생각이다. 중국은 경험이 풍부하고 교활하다. 경제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얼굴 가면을 재빨리 바꾸는 변검(變瞼) 배우처럼 변신에 능숙하다. 중국 경제가 위기를 버텨내는 노하우다.

 저자는 중국 경제를 가까이서 취재해왔다. ‘시진핑 시대 중국 경제의 위험한 진실’을 부제로 한 이 책에서 “중국은 변신 중”이라고 말한다. 우리가 알던 중국은 더 이상 없다는 얘기다. 변화는 크게 세 가지다. 저자의 표현을 빌리면 ‘3통(三通) 패러다임’이다.

 첫째, 생산의 국내 통합이다. 중간재 부품까지 자국에서 만들겠다는 의미다. 둘째, 생산과 시장의 통합이다. 국제 금융위기가 초래한 세계적인 불황 해결책이다. 수출 대신 내수로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전략이다. 셋째, 제조와 금융의 통합이다. 중국 위안화의 근력을 키워 미국 달러를 따라 잡겠다는 속내다.

 한·중 수교 20년을 돌이켜 보면 중국은 한국 경제에 ‘축복’이었다. 단순 임가공 공장은 중국에서 활로를 찾았고,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와 2008년 세계 금융위기도 그들 덕에 버틸 수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다르다. 중국의 패러다임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면 중국은 더 이상 한국에게 ‘축복’이 아닌 ‘재앙’이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저자가 매달린 화두는 “어떻게 하면 중국이 갖고 있는 경제적 부(富)를 우리가 활용할 수 있을까”다. 제조업, 서비스, 금융 세 분야에서 한국의 나아갈 길을 찾았다. “날카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중국의 생산 클러스터에 합류하며, 중국 소비자와 소통하고, 차이나 머니와 교류하라.” 저자가 제시하는 답안이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가 임박했다. 1992년 한·중 수교로 한국의 산업구조는 업그레이드 됐다. 한·중 FTA는 또 다시 산업고도화를 이룰 절호의 기회다. ‘FTA 쓰나미’에 맞서 노회한 중국을 상대할 국가 전략이 필요할 때다. 이 책을 권하는 중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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