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극장가] 액션·에로·코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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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엔 장르별로 골고루 볼만한 영화들이 걸린다. 재미있고 작품성도 뛰어난 액션 스릴러 '15분'이 가장 눈에 띄고 유혹적인 영상미를 선사하는 에로 영화의 거장 잘만 킹의 새 영화도 있다. FBI 수사견 한 마리가 배꼽을 빠지게 만들어줄 준비중이기도 하다.

◇ 미국이 원하는 것은 폭력과 섹스

오락적인 요소가 풍부하면서도 어설픈 예술영화보다 훌륭하게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영화가 있다. 로버트 드 니로가 주연을 맡은 '15분'이 그렇다.

캠코더로 자신들의 살인 행각을 찍어 방송사에 팔아 먹는 일당들과 그들을 쫓는 형사. 그리고 선정성은 따지지도 않고 테잎을 방영하는 TV 미디어.

영화는 우선 살인과 총격전, 쫓고 쫓기는 추격전 등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똑똑한 범인들이 TV를 이용해 먹는 절묘한 작전도 혀를 차게 만든다. 하지만 범인들의 의도를 아는지 모르는지 시청률을 위해 잔인한 장면을 틀어대고 이들을 '스타'로 만들어주는 방송사의 작태에 슬그머니 부아가 치민다.

액션 스릴러를 즐기는 것 같았는데 어느 순간 "세상이 저렇게 돌아가서는 안되는데"라는 생각이 들고 TV로 대표되는 대중 매체의 본질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보여줄 건 보여줄 대로, 할 말은 할 말 대로 놓치지 않은 얄미운 작품이다.

◇ 잘만 킹 감독의 '우먼 오브 나이트'

킹의 영화를 보다보면 "인간의 몸을 저렇게 아름답게 보여줄 수도 있구나"하는 감탄이 나온다. 워낙 뛰어난 몸매의 배우를 쓰는 것도 사실이지만 단순히 예쁜 몸만 가지고는 나올 수 없는 화면을 만든다.

남자와 여자의 그렇고 그런 에로물이라고 깎아 내리기에는 아무래도 고급스럽고 세련됐다. '나인 하프 위크'에서 킴 베이싱어와 미키 루크가 열연한 관능미 넘치는 러브신을 단순히 '야하다'고 말할 수 없는 것처럼.

영화는 애인을 죽인 아버지에 대한 여인의 복수극이다. 에로틱 스릴러지만 역시 킹 답게 찍었다. 나쁘게 해석하면 새로울 것은 없다는 뜻도 되나.

◇ 웃자 웃어 '스팟'

코미디 중에는 동물을 소재로 한 것들이 많다. '스팟'은 FBI의 마약 수사견. 뛰어난 능력 탓에 마피아에 쫓기다 어수룩한 우편 배달부와 얽혀들며 벌이는 한바탕 소동이다.

온통 미끄러지고, 넘어지고, 개똥을 뒤집어쓰는 좌충우돌 코미디가 펼쳐지지만 부담 없는 유머와 가족애가 따뜻한 웃음을 준다.

'스크림'에서 어리숙한 경관으로 얼굴을 알린 데이비드 아퀘트의 코믹 연기가 일품. 마스티프 종의 수사견 '스팟'을 비롯한 10여종의 개들이 출연하는 만큼 애견가에게도 권할 만하다.

◇ 그 밖의 영화들

생체 해부를 다룬 공포 영화 '아나토미'. 정교한 인체묘사 화면이 섬찟함을 준다. 독일 작품이지만 헐리우드물과 큰 차이점을 찾기는 힘들다.

상영중인 '진주만'에서도 주연을 맡은 벤 에플렉과 미모의 샬리즈 데론이 함께 나오는 '레인디어 게임'은 두 사람을 보는 것 외에는 특별할 것이 없다.

보다 자세한 영화 정보 읽기

◇개봉 예정작

'15분'

'우먼 오브 나이트'

[동영상] '아나토미'

개봉예정 작품 전체 리스트

상영관 안내

◇현재 상영작

'진주만'

'파인딩 포레스터'

'섬원 라이크 유'

'엑소시스트'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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