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페드컵] 나카타 伊 소속팀 복귀싸고 열도 후끈

중앙일보

입력

일본 축구 국가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세계적인 미드필더 나카타 히데토시(AS 로마)의 이탈리아리그 복귀를 둘러싼 논란이 일본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다.

일본 대표팀 필립 트루시에 감독은 지난 6일 기자회견에서 "나카타의 소속팀 AS 로마로의 복귀는 준결승전이 끝난 뒤 결정하겠다" 고 못박았다.

지난 3일 기자회견에서 "나카타는 AS 로마의 이탈리아 세리에A 리그 우승이 걸려 있는 10일 나폴리전에 출전하고 싶겠지만 같은 날 일본이나 나로서도 중요한 타이틀이 걸려 있다.

일본이 결승에 진출하면 나카타도 남고 싶을 것" 이라며 밝혔던 '복귀 불허 방침' 을 다시 한번 확인한 것이다.

일본이 3~4위전으로 처지면 모르겠지만 호주를 꺾고 결승에 진출한다면 같은 날 열리는 세리에A 리그 경기 대신 컨페더레이션스컵 결승전에 출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논란은 일본의 스포츠 전문지 스포츠호치와 닛칸스포츠가 7일자에서 "나카타가 일본의 결승 진출과 상관없이 10일 결승전이나 9일 3~4위전에 출전하지 않고 8일 이탈리아로 돌아갈 것" 이라고 보도하면서 커졌다.

신문들은 "소속팀의 우승이 가려지는 중요한 경기이기 때문에 나카타가 고뇌에 찬 결단을 내렸다" 며 트루시에 감독의 결심과 반대되는 내용을 전했다.

흥미로운 것은 일본 축구팬들의 반응이다. 나카타의 홈페이지(http:/www.nakata.net)가 5일부터 이동전화를 통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7일 0시 현재 전체 응답자의 76%인 8천6백58명이 "(일본이 결승에 진출하더라도)나카타가 이탈리아로 돌아가야 한다" 는데 찬성했다.

반면 나카타가 컨페더레이션스컵 결승전에 출전해야 한다는 응답자는 2천6백69명에 불과했다. 나카타가 계속 대표팀에 잔류, 일본의 대회 우승 가능성을 키우기보다는 이탈리아리그라는 '큰 물' 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는 입장에 손을 들어준 것이다.

당초 AS 로마는 나카타가 예선 세 경기에만 출전한다는 조건으로 대표팀 차출을 허용했었다.

그러나 일본이 예상 외로 선전하며 준결승.결승전 승리를 위해 나카타의 비중이 커지자 트루시에 감독은 나카타의 준결승 출전을 강행, AS 로마측의 양보를 얻어냈고 결승전 출전까지 밀어붙이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에 따르면 각 국가 대표팀이 FIFA 주최 대회에 해외 리그 소속 자국 선수를 소집할 경우 구단은 무조건 이에 따르도록 하고 있어 일본축구협회가 나카타의 복귀를 끝내 허락하지 않는다 해도 법적으로는 문제될 게 없는 상황이다.

호주전이 끝나고 나카타의 거취가 어떻게 가닥을 잡을지 관심사다.

신준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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