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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 1기 졸업생들 어디 취직했나 보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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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로스쿨 출신 42명을 포함한 신임 검사 67명이 지난 4월 정부과천청사에서 임명장을 받고 선서를 하고 있다. 로스쿨은 올해 첫 졸업생을 배출했다. [중앙포토]

올 4월 임용된 신임 검사 67명 중 42명이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출신인 것으로 확인됐다. 로스쿨별 취업률은 최고 99%에서 최저 49.2%까지 벌어지는 등 격차가 컸다.

 본지가 13일 유기홍(민주통합당) 의원을 통해 입수한 교육과학기술부의 ‘2012년 로스쿨 현황’ 자료에 따르면 전체 25개 로스쿨 중 21곳의 평균 취업률은 81.7%(8월 말 현재)였다. 로스쿨은 올 초 첫 졸업생(1607명)을 배출했으며 이들의 취업 현황이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건국대·아주대·영남대·이화여대 등 4곳의 로스쿨은 “최종 취업 통계가 집계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

 현황자료에 따르면 21개 로스쿨 졸업생 1441명 중 8월 현재 취업자는 1178명이었다. 가장 많이 간 곳은 로펌(법률회사)으로 취업자의 절반(51.0%)이 조금 넘는 601명이 들어갔다. 그 다음은 기업이다. 취업자 중 17.0%인 200명이 택했다. 10대 그룹이 실시한 로스쿨 출신 직원채용에서 경쟁률이 100대1에 이를 정도로 치열했던 점을 감안하면 중소기업에 간 취업자도 상당수인 것으로 보인다.

 검사로 법복을 입은 이는 39명이다. 교과부에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4개 대학 로스쿨 출신까지 합하면 42명이다. 사법연수원 출신을 통틀어 올 4월 신규 임용 검사가 67명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로스쿨이 나름 ‘선전(善戰)’한 것으로 해석된다.

 취업자 중 6.9%인 82명은 판사를 꿈꾸며 재판연구원(law clerk)이 됐다. 재판연구원은 로스쿨 1기 졸업에 맞춰 법원이 도입한 전문 계약직 공무원제다. 2년간 일한 뒤 1년 이상 별도의 법조 경력을 쌓으면 법관 지원 자격이 주어진다. 나머지 취업자들은 법무사관으로 군에 입대하거나, 경찰·교육청·광역자치단체·소비자원 등 공공기관에 들어갔다.

 로스쿨별 취업률은 고려대와 성균관대가 99%로 가장 높았다. 경희대·한국외국어대·서울대·제주대·서강대 등도 90%를 넘었지만 충북대(49.2%), 한양대(61.4%), 중앙대(66.7%), 경북대(67.3%) 등 4곳은 70%에 못 미쳤다. 교과부 관계자는 “취업 자료가 집계된 시점이 8월 말이어서 현재 취업률은 다소 차이가 날 수 있다”고 말했다.

 충북대 로스쿨의 윤종민 부원장은 “다양한 경력을 감안해 40대 신입생도 뽑았기 때문에 졸업자 대비 취업률이 낮게 나온 것 같다”며 “변호사 합격자 기준으로만 보면 취업률이 80%에 가깝다”고 밝혔다. 한양대 로스쿨의 이호영 교무부원장도 “자료 집계 시점보다 취업생이 20명가량 늘었다”고 해명했다.

 취업률 상위 5위를 서울 소재 로스쿨들이 싹쓸이하는 등 서울 지역 전체 로스쿨의 취업률은 전국 평균보다 높은 89.2%를 기록했다. 서울 이외 지역의 취업률은 76.7%였다.

 21개 로스쿨의 변호사 합격률(응시자 대비)은 87.8%였다. 경희대·아주대가 100% 였고 충북대·동아대·원광대·경북대·전북대 등은 70%대를 기록했다. 변호사 합격률은 서울 평균이 93.8%, 이외 지역에선 82.2%였다.

 하지만 로스쿨의 높은 변호사 합격률에 대한 비판의 소리도 나온다. 법조계 관계자는 “로스쿨들이 변호사 합격률에 얽매이기보다는 국민에게 다양한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대한변호사협회는 ▶교과과정 ▶우수 교수 확보 여부 ▶학생들의 수업 평가 등을 점검해 내년 1월 로스쿨 평가 결과를 내놓을 계획이다. 대한변협에서 6개월 과정으로 10월까지 의무 연수를 받는 졸업생들은 취업자에서 제외됐다.

◆로스쿨(Law School)

법조 인력 다양화를 목표로 2009년 도입돼 올해 첫 졸업생을 배출했다. 3년 과정으로 운영되며 전국 25개 로스쿨에서 매년 2000명을 모집한다. 지난해 법무부는 로스쿨 졸업생 중 변호사 시험 합격자 숫자를 입학정원(2000명)의 75%인 1500명 이하로 정했고 올 초 1411명이 합격했다. 기존 사법시험은 2017년까지만 운영되고 2018년부터 폐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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