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과의 행복한 동행 ② 이혜영과 도로시·쪼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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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영’ 하면 떠오르는 단어가 있다. ‘도로시’. 그가 운영했던 의류 브랜드명으로 흔히 알고들 있지만 그가 키우는 반려견의 이름이 바로 도로시다. 10살 된 이 불테리어가 어떻게 하면 오랫동안 건강하게 살 수 있을까 하는 것이 요즘 이씨의 가장 큰 관심사다. 도로시 장수 프로젝트에 돌입한 이씨에게 반려견 건강 관리법을 들어봤다.

글=하현정 기자
사진=장진영 기자

이혜영씨가 자신의 반려견 도로시(오른쪽)와 쪼꼬를 안고 환하게 웃고 있다.

한쪽 눈에 까만 얼룩이 덮여 있는 불테리어 도로시. 개성 넘치는 외모와 무뚝뚝한 성격은 도로시만의 매력이다. 도그쇼 수상 이력과 광고 모델 경력도 화려하다. 윤기나는 밤색 털을 가진 닥스훈트 ‘쪼꼬’ 역시 이씨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반려견이다.

이씨는 얼마 전 출연했던 시트콤 ‘무작정 패밀리’가 종영해 잠시 쉬고 있다. 하지만 반려견들과 시간 보내느라 여전히 바쁘다. 도로시의 건강이 그를 속상하게 하기 때문이다. 올해로 10살인 도로시는 사람으로 치면 노령기에 접어들었다. 신장도 안 좋고 알레르기도 잦아들 줄 모른다. 8살 쪼꼬 역시 비만 때문에 건강에 신경 써야 한다.

“평소 못해줬던 산책을 자주 하고 같이 놀아줘요. 집 앞에 공용 정원이 있는데 오전·오후 30분씩 풀어 놓고 놀게 해주죠.” 도산공원까지 나들이를 가기도 한다. 논현동 집에서 걸어서 20여 분 정도, 가깝지 않은 거리지만 도로시와 쪼꼬의 건강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할 수 있다.

이씨가 반려견들의 건강을 위해 하는 일은 좋은 먹이를 주고 산책을 하는 것, 자주 놀아주는 것. 그리고 정기적으로 병원을 찾는 것이다. “도로시 몸에 조금만 이상이 생겨도 어쩔 줄을 모르겠어요. 병원에서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안심이 돼죠. 의사의 지시대로 도로시를 잘 챙겨주다 보면 좀 더 오랫동안 저와 함께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이상 징후 발견 즉시 병원 진료 받아야

병원 선택도 중요한 문제다. 도로시와 쪼꼬는 지난해부터 청담동의 ‘이리온’에서 검진을 받기 시작했다. 9년 동안 다니던 동물병원에서 옮긴 것이다. 병원을 옮기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있다. 3~4년 전부터 도로시가 이상하게 기운이 없고 움직이는 게 예전 같지 않았다. 평소 다니던 동물병원에서는 위장에 이상이 있다는 진단과 함께 약 처방을 내렸다. 그렇게 2~3년이 흘렀다. “어디가 문제인지 알 수가 없었어요. 알레르기 때문인가, 나이가 들어서 기운이 없는 건가 이상하다는 생각만 했죠.”

지난해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이리온을 찾았다. 종합검진을 받으러 갔는데, 내시경을 통해 도로시의 문제가 간단하게 밝혀졌다. ‘복숭아 씨’였다. 사람이 먹고 남은 복숭아 씨를 도로시가 삼켜버렸던 것이다. 복숭아 씨가 위벽을 계속 자극하면서 위에 남아 있었던 것이다. 위벽은 부어서 딱딱하게 굳은 상태였다. 내시경 장비를 이용해 복숭아 씨를 빼냈고 도로시는 언제 그랬냐는 듯 예전처럼 활동적인 개가 됐다.

“이전에 다니던 병원도 꽤 유명한 곳이었어요. 진료가 잘못됐다곤 생각지도 못했죠. 이렇게 간단하게 처치할 수 있는 일을 2~3년 동안이나 원인도 모르고 방치했다니 고생한 도로시에게 너무 미안했어요.”

그 날 이후 이씨는 도로시의 몸 상태가 궁금할 때마다 병원을 찾는다. “주치의 선생님이 데이터를 보여주면서 영양이나 운동, 생활에 대한 조언을 해주세요. 조언에 따르기만 하면 되니까 안심이 돼죠.”

 증상 따라 동네 병원과 대형 병원 선택

이리온 문재봉 대표 원장은 “반려동물의 증상에 따라 병원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문 원장은 “감기나 가벼운 알레르기 증상은 동네 병원에서 진료하면 되고, 증상이 중하고 질병의 원인을 알기 어려운 경우에는 좀 더 정밀한 검사를 할 수 있는 규모 있는 병원을 찾을 필요가 있다”며 “분야별로 전문 인력이 있는지, MRI와 CT·C-arm·디지털 엑스레이 등 첨단 검사 장비를 확보하고 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반려동물의 건강 관리를 위해서는 반려동물의 몸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알 필요가 있다. 행동이나 몸 상태를 보고 이상 유무를 판단하는 것도 필요하다. 기침이나 구토, 설사 등 평소와 다른 모습을 보이면 즉시 병원 진료를 받아야 한다. 특히 6~7세 이상의 노령견이라면 질환의 조기발견을 위해 혈액검사와 흉·복부 엑스레이 등의 건강검진을 1년에 1번씩 받아볼 것을 권한다.

질병 예방차원에서 중성화 수술은 해주는 것이 좋다. 나이가 들면서 암컷은 자궁축농증이 걸릴 가능성이 매우 높다. 중성화 수술로 자궁을 제거하면 자궁축농증과 유선종양도 예방 가능하다. 수컷은 전립성 종양이나 고환 종양을 예방할 수 있다.

예방접종을 통해 큰 질병도 예방할 수 있다. 생후 6~8주부터 시작, 2~3주 간격으로 접종하는 기초예방접종을 시작으로 추가접종도 잊지 말아야 한다. 수의사협회에서는 기본적인 예방접종 후 1년에 1번씩 추가접종을 권하고 있다.

몸의 건강 외에 정서적인 상태를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문 원장은 “반려견을 너무 애지중지하는 주인의 행동이 반려견을 분리불안 같은 스트레스 상태에 빠지게 할 수 있다”며 “적당하게 무관심한 것이 반려견의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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