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째 방부제 없이 만드는 ‘느티나무 떡’ … 대통령 훈장도 받았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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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농사를 짓는 회원들을 돕기 위해 한 산촌마을 농협이 시작한 작은 떡집이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 이 산촌마을은 쌀 가공 사업으로 농업 경쟁력과 국가산업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대통령 훈장을 받을 만큼 유명세를 타고 있다.

충남 아산시 송악면에 있는 느티나무 떡 공장은 송악농협이 운영하는 떡 공장이다. 송악면은 전형적인 산촌마을로 총면적 6219㏊ 중 84%인 4606㏊가 해발 110~430m에 이르는 임야지역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곳에서 쌀농사를 짓는 농민들은 아무리 정성들여 농사를 지어도 평야지역에 비해 제 값을 받지 못했다. 그나마 쌀 수입 개방과 추곡수매량 감소 등으로 농민들의 어려움은 더해 갔다.

송악농협은 이 같은 농민들의 어려움을 해결할 방법을 찾던 중 1999년 3월 떡 가공공장 허가를 받았다. 양곡창고 330㎡를 개·보수해 송편과 떡국 떡, 인절미 등 50여 가지의 떡을 만들기 시작했다. 이렇게 시작한 ‘느티나무 떡’은 10년 만에 ‘명품 떡’이라는 명성과 함께 전국으로 팔려나가고 있다. 느티나무 떡은 방부제를 넣지 않는다. 그래서 당일 팔지 못한 떡은 전량 폐기처분 할 수밖에 없다.

처음에는 수요를 예측할 수 없어 파는 떡보다 버리는 게 더 많아 큰 손해를 봐야 했다. 그러나 송악농협은 지금까지 ‘방부제 없는 떡’을 고집하고 있다. 추석을 앞두고 주문량을 소화하지 못할 만큼 인기를 끌고 있는 3색 냉동송편의 경우 떡국 떡과 함께 느티나무 떡집의 효자 상품이다. 특히 송편은 산림조합의 도움을 얻어 소나무 병충해(수간주사) 방제를 하지 않은 지역에서 채취한 솔잎으로 포장하여 솔잎 향이 은은하게 밴 송편을 맛 볼 수 있다.

이상일 송악농협 상무는 “모든 떡에 방부제를 넣지 않는 것이나 수간주사를 놓지 않은 솔잎으로 송편을 포장하는 것 모두 소비자의 건강을 생각하는 농민의 마음이다. 이런 진심을 도시소비자들이 알아줘 송악면에서 생산되는 쌀 전량을 떡 공장에서 수매할 만큼 매출이 급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문전화 041-544-1392

장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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