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주요 수입원은 아편 아닌 세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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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아프가니스탄에서 사실상 ‘또 하나의 정부’ 노릇을 하고 있는 무장세력 탈레반이 지난해 총 4억 달러(약 4500억원)를 벌어들였다고 유엔 탈레반 제재 감시팀이 11일(현지시간) 밝혔다. 이에 따르면 탈레반은 지도부가 2억7500만 달러를 거둬들였고 나머지는 일선 조직들이 해당 지역에서 모았다.

 주 수입원은 과세다. 지도부는 마약 제조·유통업자, 이동통신 사업자, 건설업체, 광산기업, 구호·개발사업자 등 덩치가 큰 조직들로부터 ‘세금’을 거둔다. 이 돈은 지도부 직속 탈레반 금융위원회에 귀속된다. 전체 수익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기부금도 지도부 몫이다.

 일선 세포 조직들은 지역민들의 수확물과 토착 기업체에 10%씩 세금을 매기고 2.5%의 부유세도 걷는다. 국가나 지방정부가 운영하는 상수도와 전기에도 세금을 물린다.

 반면 아편 유통으로 번 돈은 1억 달러에 그쳐 ‘탈레반이 아편으로 먹고 산다’는 인식은 실제와 거리가 있었다. 아프간 아편산업의 규모는 연간 36억∼40억 달러로 추산돼 탈레반의 수익은 새 발의 피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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