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울산공장에 공권력 투입

중앙일보

입력

㈜효성 울산공장에 5일 오전 공권력이 투입됐다.

경찰은 이날 오전 5시13분 모두 30개 중대 3천600명의 경력을 동원, 효성 울산공장의 파업 노조원을 강제 해산하는 '울산만작전'에 들어가 농성자 해산과 연행에 나섰다.

경찰은 작전개시와 동시에 지게차로 정문과 북.남.동문 등 4개의 출입구와 벽돌담 일부를 허물로 15개 중대를 사내에 직접 투입시켰으며 15개 중대 경력은 외곽경비를 맡았다.

김기영(경무관) 서울경찰청기동단장의 총괄지휘로 사내에 투입된 경력은 곧바로 농성자 해산에 나섰으나 농성자 대부분이 회사 동문 앞 장생포 해안도로로 빠져나가 큰 충돌은 없었다.

그러나 체포영장이 발부된 최만식 노조위원장직무대행 등 6명이 높이 40m의 중압공정 탑 위에 올라가 농성하고 있으며 이들은 경찰이 올라오지 못하도록 산소절단기로 계단을 잘랐다.

또 사내 제1변전소에서는 노조원 10여명이 관리직 1명을 감금한 채 경찰과 대치하고 있어 경찰이 특공대 투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회사 동문으로 빠져나가 장생포해안도로에 집결한 농성자 500여명은 현재 별 저항 없이 경찰에 의해 각 경찰서로 연행됐다.

경찰은 작전개시 후 조한수 노조부위원장 등을 검거했다.

또 민주노총과 현대자동차 등 울산지역 단위사업장 노조원 700여명은 효성 노조를 지원하기 위해 공장 입구인 남구 매암동 장생포로 사거리에 집결해 있다가 공권력 투입 직전 해산, 남구 야음동 사거리에 재집결해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이들은 선무차량을 동원해 공권력 투입을 강력히 항의하고 있으며 회사 출근차량 한대를 세워 유리창 등을 파손하기도 했다.

한편 경찰은 이날 농성자들과의 무력충돌을 피하기 위해 각 중대의 선봉소대만 흉기 투척에 대비해 방패를 들었고 나머지는 진압봉없이 진압복만 입은채 비무장으로 진입했다.

이와함께 경찰은 노조를 지원하러 온 타사 근로자들이 울주군 언양읍에 있는 효성 언양공장으로 몰려갈 것에 대비해 3개 중대로 언양공장의 외부인 출입을 완전히 차단했다.

경찰은 이에 앞서 지난 4일 오후 최만식 노조위원장직무대행 등 사내에서 파업과 농성을 주도하고 있는 노조간부 21명에 대해 체포영장 및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았다.

이로써 올초 설비교체 반대로 시작돼 전면파업으로 까지 번진 이 회사의 노사분규는 노조가 지난달 25일 부분파업에 돌입한지 12일만에 공권력이 투입되는 최악의상황을 맞았다.

김병준 울산지방경찰청장은 "노사간 대화가 중단된채 노조가 사내에서 불법을 자행하고 있고 외부세력까지 불법파업을 지원하고 있어 공권력 투입이 불가피 했다"고 말했다. (울산=연합뉴스) 서진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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