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페드컵] 르메르 프랑스 감독 '한국에 미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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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팀에 대해서는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

컨페더레이션스컵 A조 예선 1위로 4강에 진출한 프랑스 대표팀 로저 르메르 감독은 4일 울산 현대호텔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한국팀의 4강 탈락에 대한 유감을 수차례 표시했다.

그는 또 호주와 결승에서 다시 맞붙게 된다면 정예 멤버를 내보내 예선전 패배의 수모를 갚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르메르 감독으로부터 예선전 평가과 2라운드 계획을 들어봤다.

- 한국의 4강 탈락에 대해 한마디 한다면.

"미안하게 생각한다. 호주전에서 선발선수를 대거 바꿨던 것은 단지 신예들을 평가해보기 위한 것이었다. 그런데 기대에 못미쳤고 후반 들어 뒤늦게 주전으로 교체했다. 한국전은 개막전이라서 대회 내내 팀 사기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주전을 내세웠고 멕시코전 때는 우리로서도 물러설 수 없는 한판이었기에 다시 주전들로 스타팅 멤버를 구성했다. 한국이 0 - 5로 패할 줄은 예상도 못했고 다시 한번 미안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

- 만약 결승에서 호주를 다시 만나도 예선 때 멤버를 내보낼 건가.

"(질문을 듣자 겸연쩍은 웃음을 터뜨린 뒤) 호주를 만나느냐 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결승에서는 무조건 이기는 것만이 중요하다. 그게 호주든 브라질이든 일본이든 마찬가지다. 이미 머리 속에 나름대로의 전략을 세워놓았다. "

- B조에서 2라운드에 오른 일본과 브라질에 대해 평한다면.

"일본은 우리가 생드니에서 이미 꺾은 바 있다. 다시 만나면 잘 해서 그때처럼 승리하겠다. 일본은 준비를 잘해 성공적인 결과를 거뒀다. 내년 월드컵 때도 잘할 것으로 본다. 단 일본선수들의 경우 한국과 마찬가지로 개인기가 좋은 선수, 스피드가 좋은 선수로 나뉘며 둘 다 갖춘 선수는 드문 것 같다. 우리는 호주에 패하는 바람에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브라질에 다시 밀렸다. 잉글랜드가 축구를 만들었다면(invented), 브라질은 축구를 재창조했다(reinvented)고 말할 만큼 훌륭한 팀이다. "

- 프랑스팀을 평가한다면.

"잘 싸웠다. 비난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 능률적인 축구를 했다. 특히 에릭 카리에르를 높게 평가한다. 그는 지네딘 지단이나 유리 조르카예프처럼 창조적인 기질이 있다. 또한 파트리크 비에이라 · 로베르 피레스와 함께 미드필드에서 손발을 잘 맞췄다. 선수를 선택할 때 기준은 하나다. 바로 능력이다. 카리에르는 경기에 나설 때마다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 이런 선수를 데리고 있어 나는 행운이다. 그는 기술적 · 육제적 · 정신적으로 흠 잡을 곳이 없다. 하지만 카리에르는 지단과는 다른 성격의 소유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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