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페드컵] 한국 호주 격파 2승에 만족

중앙일보

입력

비교적 이른 시간인 전반 23분, 돌아온 '황새' 황선홍(가시와 레이솔)의 선취골이 터졌을 때 수원월드컵경기장을 꽉 메운 4만여명의 관중들은 기적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기대에 몸을 떨었다.

경기장은 온통 함성으로 가득찼고, 선수들은 혼신의 힘을 다 쏟아부었지만 4골차 승리라는 목표는 너무 높았다.

승점 6(2승1패)을 거두고도 4강 진출에 실패한 한국선수들은 고개를 늘어뜨렸으나 관중들은 환호로 격려했다.

황선홍.김도훈 투톱은 멕시코전 때와 같았으나 히딩크 감독은 설기현을 왼쪽, 송종국을 오른쪽 공격형 미드필더로 기용했고, 최성용을 가운데에 배치하는 공격형 진용을 짰다.

한국의 투지 넘치는 플레이는 전.후반 내내 호주를 압도했다.

전반 초반에는 불안했다. 전반 4분 호주 에머튼에게 왼쪽 사이드를 돌파당해 첫번째 위협적인 슛을 허용했다.

한국의 공격은 전반 9분 설기현의 첫번째 슛을 신호탄으로 불이 붙었다. 설기현이 아크 왼쪽에서 날린 20여m 짜리 중거리 슛은 호주의 골문을 크게 빗나갔지만 이후 한국의 줄기찬 공격이 이어졌다.

고대하던 첫골은 23분 터졌다. 박지성이 페널티 아크 왼쪽에서 찔러준 공이 수비수에게 맞고 골지역 왼쪽으로 높이 솟아 오르자 뛰어들던 황선홍이 전진 수비 나온 호주 골키퍼의 키를 살짝 넘기는 감각적인 오른발 슛으로 호주 오른쪽 골네트를 갈랐다.

후반 들어 한국은 전반에 지나치게 체력을 소모한 탓인지 전반만큼 정교한 공격을 펼치지 못했다. 의욕은 앞섰으나 움직임이 따라주지 못했다. 11분 최성용의 위력적인 슛이 호주 골키퍼의 선방에 막힌 게 아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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