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탄2신도시 덕 좀 봅니다"…분양성공에 인근 시장 훈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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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한기자]

10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봉담읍 일신휴먼빌 미분양 아파트 전용면적 84㎡형이 모처럼 1건 계약됐다. 2009년 12월 분양을 시작해 전체 540가구 가운데 130여가구가 아직 미분양인 이 아파트는 최근 몇 개월간 한 건의 계약도 없다가 이번에 계약이 성사됐다.

이 아파트 견본주택 관계자는 “최근 동탄2신도시에 청약자들이 대거 몰린 이후 이쪽에도 관심을 나타내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며 “평택, 화성 등 새로 조성되는 단지의 젊은 실수요자들의 문의가 3~4배 늘어났다”고 말했다.

동탄2신도시 동시분양 청약에 사람들이 대거 몰린 이후 주변 부동산 시장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집값이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내 집 마련을 미뤘던 실수요자가 조금씩 움직이면서 거래가 성사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화성시 병점동 효성인텔리안 아파트도 미분양이 팔리기 시작했다. 이 아파트는 231가구의 소규모 단지지만 미분양이 절반에 가까운 100가구 이상이다. 최근 몇 달간 매수세가 전혀 없었다.

하지만 동탄2신도시 청약결과가 알려진 이후 계약이 10건 가까이 체결됐다. 견본주택 방문객이 거의 없었지만 찾아오는 사람들이 다시 생겼다. 전화문의도 하루 수십통으로 늘었다.

효성인텔리안 견본주택 관계자는 “동탄2신도시 견본주택 가는 길목에 우리 견본주택이 있기 때문에 눈 여겨 봤다가 요즘 찾아오는 젊은 수요자가 많아졌다”며 “동탄2신도시보다 싼 분양가에 매력을 느끼는 실수요자가 많아 계약이 더 늘어날 것같다”고 말했다.

동탄1신도시 급매물에도 관심

기존 매매 시장도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수요자들이 동탄2신도시 동시분양에 나왔던 물량과 동탄1신도시 기존 아파트와 비교하기 시작했다. 인근 중개업소인 동탄1신도시의 급매물 동향을 묻는 전화가 부쩍 늘었다.

현지 중개업소에 따르면 동탄1신도시 시범다은의 일반 매매가는 3.3㎡당 1200만원 수준이지만 급매물은 1050만원에도 나온다. 이보다 싼 동탄 푸른마을이나 나루마을 급매물은 1000만원 정도까지 하락했다. 동탄2신도시 평균 분양가인 3.3㎡당 1040만원과 비슷해진 셈이다.

동탄면 시범다은공인 관계자는 “동탄2신도시 서비스면적이 동탄1신도시보다 작아 내부가 상대적으로 좁아 보인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며 “시세가 비슷하다면 기반시설이 많이 갖춰진 동탄1신도시에 관심을 가지는 게 좋지 않겠느냐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아파트를 직접 보겠다는 사람들도 많아져 계약도 곧 성사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동탄2신도시 분양가 ‘아파트값 하한선’ 인식 퍼져

이들 아파트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은 주로 이 지역에 신설되는 산업단지에서 일하는 젊은 부부가 많다는 게 현지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아파트 시세가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전세에 머물던 사람들이 동탄2신도시에 사람들이 몰리는 것으로 보고 동탄2신도시 분양가를 일종의 ‘마지노선’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신동백롯데캐슬 김연욱 소장은 “동탄신도시 청약자가 대거 몰린 이후 이곳까지 전화해 분양가 등 동향을 묻는다”며 “수도권 남부 지역 시세가 더 이상 떨어지진 않을 것이라는 암시를 준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동탄신도시발 호재가 다른 지역으로 확산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이 많다.

유엔알컨설팅 박상언 사장은 “동탄2신도시 청약성공은 주변 평택, 화성 등의 산업단지 조성 등에 따라 늘어나는 젊은 수요층에 맞춘 크기와 합리적인 가격 등에 따른 것으로 막연히 다른 지역도 좋아질 것으로 기대하긴 무리”라고 말했다.

그는 “다른 수도권 주택 시장이 살아나기 위해선 대외경제 불안, 가계 부채 문제 등 아직 해결해야 과제가 많다”며 “무리한 대출 없이 실수요 차원에서 내집마련을 준비하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 동탄2신도시 동시분양 성공 이후 동탄1신도시 등 주변 주택시장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동탄2신도시 사업부지에서 바라본 동탄1신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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