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대북정책 추진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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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가 10일 오전 중앙일보·JTBC·유민문화재단이 공동 주최한 ‘중앙글로벌포럼’에 참석해 행사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박 후보의 중앙글로벌 포럼 참석은 한나라당 대표 때인 2004년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박종근 기자]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가 10일 “안정적인 남북관계와 지속가능한 평화를 만들기 위해 진화하는 대북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서울 호텔신라에서 열린 제15회 중앙글로벌포럼에 참석해 축사를 통해 “(북한 지도부가) 핵무기를 포기하고 주민들의 삶의 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는 대북 강경노선을 취해온 이명박 정부와 달리 탄력적이고 유연한 대북정책을 추구하겠다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축사 초안을 마련한 윤병세 전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정책수석은 “ 북한이 고립 국면을 탈피하려는 변화에 나설 경우 박 후보도 집권 시 그에 상응하는 대북정책을 취할 것이란 시그널을 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야권은 물론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천안함 폭침 사건 이후 정부가 유지해온 5·24 대북제재 조치를 해제하고 인도적 지원과 경제협력을 위한 대화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 바 있다.

 박 후보는 또 김정은 체제의 북한 지도부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변화를 모색하길 기대한다”며 “북한은 국제사회로부터 고립된 섬이 아니라 새로운 길을 선택해야 한다”는 메시지도 보냈다. 그가 지난달 20일 당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 이후 외교·안보 문제에 관해 입장을 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후보는 또 “동아시아에선 자원과 영토, 과거사를 둘러싼 갈등이 고조되고 역내 국가들 간의 군비 경쟁, 북한 핵 위협과 대량살상무기(WMD) 확산 우려 등 어려운 과제가 많다”며 “저는 이런 문제를 풀기 위해 신뢰외교를 주창해 왔다. 신뢰외교는 모든 구성원이 글로벌 규범을 토대로 한 단계씩 검증 가능하게 신뢰를 쌓아올리며 협력적 관계를 구축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뢰외교를 위해선 “인도주의와 환경·빈곤 문제 해결과 같이 관련 국가들이 공통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고, 협력을 통해 공동 이익을 얻을 수 있는 분야부터 협력해야 한다”고 했다.

 중앙일보와 JTBC, 유민문화재단이 공동 주최하는 중앙글로벌포럼은 국제 현안에 대해 세계 언론인과 전문가들이 토론하는 연례행사다. ‘동아시아 내 전략적 현안, 각국의 새 정권에 기회인가 부담인가’를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에는 한국·미국·중국·일본·러시아 등 10개국에서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포럼에는 야당 대선 후보가 결정되지 않아 새누리당 박 후보만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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