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 주춤하는 페텔 부활하는 알론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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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알론소(左), 페텔(右)

2012 시즌 국제자동차경주대회 포뮬러 원(F1) 그랑프리는 춘추전국시대다.

 지난 시즌 F1은 제바스티안 페텔(25·독일·레드불) 천하였다. 페텔은 19개 대회 중 11승을 거두며 2년 연속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페텔의 독주 시대는 2년 만에 막을 내렸다. 페텔이 13개 대회에서 1승에 그치는 사이 페텔을 제외한 6명의 드라이버가 시상대 최상단에 올랐다. 이는 F1 역사 62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F1 군웅할거 시대의 선봉장은 페르난도 알론소(31·스페인·페라리)다. 알론소는 시즌 3승을 거두며 랭킹 포인트 선두(179점)를 질주하고 있다. 2005년 미하엘 슈마허(43·독일·메르세데스)의 6회 연속 우승을 저지한 뒤 2연패를 달성한 알론소는 6년 만에 세 번째 우승을 노리고 있다. 2~4위 루이스 해밀턴(27·영국·맥라렌·142점)과 키미 라이코넨(33·핀란드·로투스·141점), 페텔(140점)이 알론소의 뒤를 쫓고 있다. 남은 경기는 총 7전. 대회 한 번 우승 포인트가 25점인 것을 고려하면 언제든지 선두가 뒤바뀔 수 있는 혼돈의 레이스가 이어지고 있다.

 기술을 제약해 기계의 힘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전력 평준화를 가져왔다. 윤재수 SBS-ESPN 해설위원은 “2009년 시작된 ‘리소스 제한 협정’의 여파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F1 조직위원회는 천문학적 비용을 쓰는 강팀들을 견제하기 위해 운영비 상한제와 부품 표준화를 시행했다. 지난해까지 독주한 레드불의 주력기술인 다운포스(차체를 지면으로 끌어 당기는 힘)를 향상시키는 ‘이그저스트 블론 디퓨저(Exhaust Blown Diffuser)’ 사용을 금지한 것이 대표적이다. 레드불 소속 페텔이 큰 타격을 받았다. 반면 중하위권팀들은 적은 비용으로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올해 코리아 그랑프리는 10월 12일 전남 영암군 코리아 인터내셔널서킷에서 열린다. 이 경기가 올 시즌 F1 우승의 향배를 가를 중요한 일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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