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페드컵 스타] 호주 오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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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대표팀 프랭크 파리나 감독은 지난달 25일 내한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눈여겨 봐야 할 선수를 묻는 질문에 주저하지 않고 대답했다. "폴 오콘. "

지난달 30일 호주 - 멕시코 경기는 파리나 감독의 대답을 증명해주는 한 판이었다. 이 경기만 놓고 보면 "북반구에 지단이 있다면 남반구에는 오콘이 있다" 고 말할 수 있을 정도였다.

오콘(29.사진)은 그리 많이 움직이지 않았다. 센터 서클을 중심으로 반경 20m를 벗어나지 않으면서 호주팀의 공수를 조율했다. '오콘 존' 이라고 부를 만한 이 지역에 공이 들어오면 절대 놓치는 법이 없었다.

수비형 미드필더인 오콘의 위력은 태클로 상대 공격의 맥을 끊으며 공을 빼내는 장면에서 돋보였다. 멕시코는 중앙 돌파 공격을 제대로 해보지 못했다.

오콘은 일단 공을 뺏으면 완벽한 볼 컨트롤로 상대를 제친 다음 날카로운 패싱으로 좌.우 윙플레이어에게 연결했다. 호주의 공격은 대부분 오콘의 발에서 출발, 레프트윙인 스티브 코리카를 거쳐 전방의 션 머피와 제인 클래이턴에게 이어졌다.

1991년 벨기에 리그를 통해 유럽에 진출한 오콘은 96년 벨기에 리그 '올해의 선수' 로 선정됐다. 이탈리아 세리에A 라치오를 거쳐 잉글랜드의 프리미어 리그 중위팀인 미들스보로에서 주전 미드필더로 활약 중이다.

프랑스와의 개막전 참패로 4강 진출을 위해 멕시코.호주를 상대로 승점 사냥에 나서야 하는 한국이 가장 큰 걸림돌을 꼽는다면 두말 할 나위 없이 오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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