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근로자 소득 늘었지만 분배는 악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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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근로자 가구의 소득은 늘었으나 소득 상위층과 하위층의 격차는 다시 벌어지고 있다.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1분기 도시근로자 가구의 가계수지 동향에 따르면 소득이 가장 많은 상위 20%(1분위)의 소득을 하위 20%(5분위)의 소득으로 나눠 계산하는 소득배율(소득5분위 배율)이 5.76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5.56)에 비해 커졌다.

전국의 5천2백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조사에서 도시근로자 가구의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2백58만원으로 1년 전(2백35만원)에 비해 9.8%(23만1천원)가 증가했다.

이에 따라 외환위기 이후 급격히 심화한 도시근로자 가구의 소득 불균형 구조가 지난해 다소 개선됐다가 올해 들어 다시 악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 관계자는 "고소득자(상위 20% 계층)의 경우 근로소득 증가율이 14.9%였지만 저소득자(하위 20% 계층)는 10.2%에 머물렀다" 면서 "특별상여금이 늘어나면서 상위계층의 소득이 크게 늘어 격차가 커졌다" 고 분석했다.

재경부 관계자도 "소득불균형 정도를 나타내는 지니계수도 지난해 같은 시기에 비해 악화한 것으로 추정된다" 며 "2분기부터 고용사정이 호전되면 개선될 전망" 이라고 밝혔다.

월평균 소득 중 근로소득은 1년 전보다 10.7% 늘어난 2백15만원이었으나 재산소득은 예금금리 인하에 따른 이자수입의 감소 등으로 3.8% 감소한 4만6천원이었다.

또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가 늘면서 배우자 근로소득도 14.2% 늘어난 21만5천원에 달했다.

가구당 월평균 가계지출은 2백6만원(7.4% 증가)으로 ▶의식주 등 소비지출 1백75만원▶조세.연금 등 비소비지출 30만7천원이었다.

이 기간 중 소비지출은 1년 전보다 5.5% 늘어나 1999년 4분기(14.3%) 이후 5분기 연속 하락하다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소비지출 가운데 ▶주거비(14.9%)▶피복.신발비(13%)▶광열.수도비(12.7%)▶가구집기.가사용품비(11.2%)는 비교적 높은 증가율을 보였지만 교양오락비는 11.9% 감소했다.

홍병기 기자 klaat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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