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페드컵] '세계 최강' 벽 역시 높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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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여덟 계단이라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차가 아득하게 느껴지는 한판이었다.

30일 대구 월드컵경기장에서 개막전으로 벌어진 컨페더레이션스컵 A조 첫 경기에서 한국(랭킹 39위)은 세계 최강 프랑스에게 0-5로 참패했다.

프랑스는 역시 강했다.지네딘 지단과 티에리 앙리·다비드 트레제게 등이 빠져 일부 프랑스 언론마저 1.4군으로 평가했고 로제 르메르 감독도 “한국과의 경기가 가장 부담스럽다”고 엄살을 떨었으나 뚜껑을 열어본 결과 여러 수 위였다.

프랑스는 원톱에 니콜라 아넬카를 세우고 오른쪽 날개에 스티브 말레,왼쪽 날개에 크리스토프 뒤가리,플레이 메이커에 신예 에릭 카리에르를 세우는 4-2-3-1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한국의 4-5-1 포메이션과 비슷한 전형이었지만 경기를 풀어나가는 차원이 달랐다.모든 선수들이 마치 태권도의 약속 대련을 하기라도 하듯 수많은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알고 있는 듯 했다.

초반 탐색전은 오래 가지 않았다.전반 8분 로베르 피레스가 왼쪽에서 날린 코너킥을 골키퍼 이운재가 손으로 쳐내려 했으나 시야를 가리며 뛰어오른 뒤가리에 가려 제대로 처리를 못했다.몸의 균형을 되찾은 뒤가리가 문전을 향해 높이 띄워준 공을 페널티 지역 정면에서 말레가 왼발 시저스 슛,첫골을 뽑았다.

18분엔 피레스가 날린 프리킥이 한국 수비수 몸맞고 나오자 기다리고 있던 파트리크 비에이라가 마음놓고 오른발 강슛,두번째 골을 뽑았다.한국은 28분 뒤가리의 페널티킥을 이운재 골키퍼가 선방했으나 33분 아넬카에게 세번째 골을 허용했다.

전반을 0-3으로 뒤진 한국은 후반 이영표 대신 황선홍을 교체 투입해 원톱으로 세우고 설기현을 오른쪽 날개로 위치 변경,공격력을 강화했으나 전세는 이미 굳어져버린 상태였다.

후반 33분엔 교체멤버 유리 조르카예프에게,종료직전인 45분엔 역시 교체 멤버로 들어온 실뱅 윌토르에게 각각 추가골을 내줬다.

한국은 총체적으로 무력한 경기를 펼쳤다.전반 설기현에게 연결되는 공은 번번히 제공권 좋은 마르셀 드사이가 가로챘다.고종수는 오른쪽 윙백 윌리 사뇰에게,최성용은 왼쪽 윙백 빅상트 리자라쥐에게 막혀 공격을 풀어가지 못했다.

전반 21분 유상철의 슛이 첫번째 슛이었다.후반 들어 고종수 대신 투입된 안효연이 왼쪽 돌파에 몇차례 성공하면서 황선홍과 설기현이 슛을 날렸으나 한 골도 성공시키지 못하고 경기를 끝내야 했다.

한국은 6월 1일 오후 7시30분 울산에서 멕시코와 두번째 경기를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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