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페드컵] 높은 유럽 벽, 무너진 한국 축구

중앙일보

입력

세계 랭킹 1위와 39위의 차이는 5골.

지단·앙리·트레제게가 빠진 1.4군 프랑스. 그러나 역시 세계 최강 이었다.

한국 축구가 세계1위 프랑스를 맞아 시종 무기력한 플레이 끝에 참담하게 무너졌다.

5골. 히딩크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래 가장 큰 점수 차가 나왔고 지난 3월 일본이 프랑스와 친선경기에서 기록한 스코어와 같은 점수 차가 나왔다.

한국은 30일 대구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1 컨페더레이션스컵축구대회 프랑스와의 개막전에서 공격과 수비에서 이렇다할 손을 쓰지못하고 말레, 비에라, 아넬카, 조르카에프, 윌토르에게 차례로 골을 내줘 0-5로 졌다.

이로써 첫 발을 어렵게 내디딘 한국은 1차 목표인 4강 진출을 위해 남은 2경기를 반드시 이겨야 하는 큰 부담을 안게 됐다.

히딩크 감독은 설기현(안트워프)을 축으로 4-5-1 카드로 수비에 이은 역습 작전을 폈으나 결과는 대 실패로 돌아갔다. 경기 초반부터 선수들의 몸은 둔했고 잦은 패스미스로 상대에게 쉽게 역습을 당하는 경기를 되풀이 했다.

오히려 한국선수들이 시차 적응이 더 안된 듯 보였다.

지난 25일 카메룬과의 친선전에서 보여준 안정된 수비라인(홍명보-이민성-송종국-김태영)은 이날따라 허둥됐고 호흡조차 맞지 않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

이에 반해 프랑스는 3,150만 달러(약 409억)의 몸값을 받는 아넬카(파리 생제르망)를 원 톱으로 사뇰, 피레스 등 수비진이 단단한 방어벽을 구축, 한국에게 거의 슈팅 찬스를 내주지 않는 완벽한 짜임새를 선보였다.

개막전 첫 골은 말레(리옹)의 왼발이었다. 전반 9분 피레가 오른발로 감아 찬 코너킥이 왼쪽 골대 앞에 서 있던 뒤가리의 몸에 받고 흐르자 말레가 왼발 시저스킥으로 골 네트를 흔들었다.

첫 골을 넣은 프랑스는 10분 후 비에이라의 오른발 중거리 슛으로 2-0으로 달아났다.

아크 정면에서 홍명보의 파울로 얻은 프리킥이 수비수 몸 맞고 흐르자 달려들던 비에이라가 오른발 중거리 슛을 골로 연결시킨 것.

한국으로선 1분 뒤 뒤가리가 패널티킥을 이운재가 선방하면서 분위기를 타는 듯 했다.

하지만 프랑스는 한국에게 조금의 틈도 주지 않았다. 33분 카이에르가 왼쪽에서 수비진을 완전히 무너뜨리면서 센터링 달려들던 아넬카가 받아 넣으며 한 골을 더 추가, 3-0의 전반을 마쳤다.

전반 22분 유상철의 왼발 중거리슈팅이 한국팀의 유일한 슈팅으로 기록될 정도로 프랑스의 문전은 단단했다.

후반 한국은 이영표,고종수,김태영 대신 황선홍,안효연,하석주를 투입하면서 4-3-3 전술로 전반 보다 활발한 경기를 보였다.

황선홍의 투입으로 분위기가 살아난 대표팀은 볼 점유율이 높아지면서 슈팅 찬스가 전반 보다 많아졌다. 후반 24분 황선홍, 27분 설기현의 슈팅이 골키퍼 라메의 정면으로 가면서 아쉬움으로 남았다.

프랑스는 후반 들어 수비 위주의 경기를 펼치다 교체 투입된 조르카예프가 33분 단 한번의 찬스를 놓치지 않고 골 모서리를 보며 오른 발 슛, 한국과의 격차를 더욱 벌였고 경기 종료 1분 전 유로 2000 이탈리아와의 결승전에서 동점골의 주인공인 윌토르가 골키퍼까지 가볍게 제치는 개인기로 팀의 5번째골을 성공시키며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대표팀은 다음달 1일 울산 문수경기장에서 멕시코와 2차전을 갖는다. 한편 이날 경기는 6만 1천 5백명이 입장했다.

Joins 이병구 기자<lpgas@joins.com>

▶컨페더레이션스컵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http://worldcup.joins.com/confe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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