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 2인, 11일 경주서 볼까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3면

르 클레지오(左), 월레 소잉카(右)

김동리와 박목월의 고향 경북 경주에서 이번 주말 세계 최대 문학축제인 제78차 국제펜(PEN)대회가 열린다.

 국내에선 1970·1988년 두 차례 서울 개최에 이어 24년 만에 지방에서 처음 열리는 행사다.

 이번 펜대회는 9일부터 15일까지 월레 소잉카, 르 클레지오 등 노벨상 수상자와 소울 국제펜협회장 등 전 세계 250여 명의 문인과 국내 문인 350여 명 등 모두 7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다. 한국에서는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 고은 시인, 이문열 작가 등이 참석한다. 주제는 ‘문학, 미디어 그리고 인권’.

 행사는 현대호텔과 동국대, 예술의전당 등지에서 펜회원만 참석하는 이사회·분과회의·강연과 일반인이 참여할 수 있는 북사인회·시낭송회·전시회·공연 등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경주시는 일반인이 참여할 수 있는 행사에 펜과 문학의 상징성을 최대한 살렸다.

 먼저 일반인은 10일부터 14일까지 대회가 열리는 현대호텔 1층에 마련된 ‘PEN 전시관’을 들를 수 있다. 노벨문학상 전시회와 국제PEN역사관이 꾸며지고 114개 회원국의 도서와 문학자료가 진열된다.

 북사인회는 시민들이 노벨상 수상자와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다. 11일 현대호텔에서 르 클레지오(『허기의 간주곡』), 월레 소잉카(『제로형제의 시련』), 재일작가로 아쿠타가와상을 받은 유미리, 김후란, 이문열 등 국내외 문인들이 30명씩 책 구매자를 대상으로 서명에 나선다.

 시낭송회는 12일 오전 현곡면 금장리 금장대에서 열린다. 홍금자씨와 네덜란드 데게나 등 국내외 펜 회원 15명이 낭송자로 나선다. 행사가 열리는 금장대는 전망이 아름다워 기러기도 쉬어 간다는 신라 8괴의 하나로 최근 복원됐다. 신라 때 을화라는 기생이 왕과 연희를 즐기던 중 빠져 죽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김동리의 소설 『무녀도』의 무대다.

 부대행사로 전시·공연도 마련된다. 국제펜대회 유치를 기념해 펜으로 그림을 그리는 김영택 화백은 ‘펜화에 담은 세계 건축문화재’, 한지 작가 로즈박은 ‘천년의 사랑-신라이야기’전을 예술의전당에서 마련한다.

 공연은 두 가지다. 북한 정치범수용소를 배경으로 북한 인권 실상을 다룬 뮤지컬 ‘요덕스토리’가 12∼13일 예술의전당에서 무대에 오른다. 이 뮤지컬은 이번 펜대회에서 국내외 탈북작가 40여 명을 펜클럽에 가입시키는 문제가 안건으로 상정된 걸 알리는 의미가 있다. ‘요덕스토리’의 감독 정성산은 ‘망명 북한 펜본부’의 이사장으로 내정된 상태다. 또 보문수상공연장에서는 주말마다 경주에서 열린 김유신을 소재로 한 국악뮤지컬을 앙코르 공연한다. 문의 054-779-6074

◆국제펜클럽= 1921년 설립됐다. 114개국 143개 센터의 시인·극작가·수필가·편집자·소설가 등이 가입된 문학단체다. 한국본부 (이사장 이길원)는 1954년 발족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