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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의 시대는 끝났다 … 중국 소년 강자 계속 나올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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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세계 바둑에 충격파를 몰고 온 중국의 90년 이후 출생자들, 즉 ‘90후’의 대거 등장에 대해 중국은 어떤 생각일까. 체단주보의 셰루이(사진) 기자를 인터뷰했다. 셰루이는 5일 “중국류, 한류 압도” 제하의 삼성화재배 기사를 2면에 걸쳐 게재한 중국의 유명 바둑전문기자다.

 - 한국 1위인 박정환 9단이 본선 최연소자인 14세 리친청 초단에게 패배한 것은 한국 팬들에게 큰 충격이었다.

 “내용은 박정환이 이겼다. 박정환의 대마가 잡힌 것은 리친청에겐 1%도 되지 않는 행운이었다. 그러나 리친청이나 셰얼하오, 양딩신 등이 무척 강한 것도 사실이다.”(이들 3명은 모두 98년생. 셰얼하오는 바이링배 세계대회 4강에 올라 있고, 양딩신은 올해 4월 중국 이광배에서 우승해 이창호 9단의 세계 최연소 우승 기록을 경신했다.)

 - 구리, 쿵제 같은 강자들조차 올해 국가대표를 뽑는 예선에서 탈락했다.

 “이창호, 이세돌, 구리 같은 전설적인 한두 명의 고수가 한 시대를 주름잡는 일은 앞으로는 보기 힘들 것 같다. 영웅의 시대는 지났다는 생각이다. 더구나 중국은 인구가 많고 바둑 도장에서 계속 유망한 소년 강자들을 쏟아내고 있 다.”

 - 10대 강자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바둑의 주도권이 한국에서 중국으로 빠르게 넘어가고 있다.

 “중국의 입단 제도와 입단 후 관리 체제가 한국보다 좋은 것 같다. 또 국가 발전에 힘입어 바둑도 융성하고 있는데 이 점은 80년대 후반 한국과 비슷하다. ”

 - 중국리그는 개방적이고 수준도 높아서 한국의 일류기사들도 대거 참여하고 있다. 중국리그가 동아시아 리그 같은 더 큰 그림을 그려낼 가능성도 있을까.

 “중국은 땅도 넓고 바둑 팀도 많지만 팀을 이끌 일류 기사는 적다. 실력 있는 한국 기사들을 비싸게 용병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리친청이나 셰얼하오 같은 어린 기사들이 일류 기사로 성장하면 굳이 외국 기사들을 쓰지 않을 것이다. 중국리그가 어느 방향으로 나아갈지는 아무도 모른다.”

베이징=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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