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역 미전함 미주리호, `인터넷 항해'

중앙일보

입력

지난 1945년 일본이 함상에서 항복문서에 서명해 유명해진 미국 전함 미주리 호(號)가 첨단시설로 `재무장''해 인터넷 항해에 나선다.

지난 92년 퇴역한 뒤 98년부터 하와이 진주만에 영구 보존돼 온 미주리 호는 박물관으로 개조돼 그동안 하와이의 명물로 손꼽히며 매년 40만명 이상의 관광객을 받아왔다.

그러나 미주리 호 박물관은 선체 자체의 엄청난 규모, 가파른 계단과 비좁은 통로 등으로 인해 주요 방문객인 70세 이상 2차대전 퇴역군인들에게는 방문 자체가 험난한 도전이 돼 왔다.

이때문에 미주리 호 박물관을 운영 중인 `미주리 호 기념협회''는 최근 외부 자본을 유치해 선체 내부를 인터넷과 카메라로 연결, 갑판 위나 휴게실에서도 쉽게 선체 구석구석을 볼 수 있고 게다가 웹사이트를 통해 `온라인 관광''을 제공한다는 계획을 마련했다.

미국의 한 기업체가 기부한 10만달러를 들여 오는 2003년까지 완료할 예정인 이계획에 따라, 총길이 55㎞의 케이블로 선체가 거미줄처럼 연결되며 약 200개의 카메라와 스피커가 곳곳에 설치된다. 또 제2차 세계대전, 한국전쟁, 걸프전쟁의 전투 장면과 참전용사들의 인터뷰 장면이 방영되고 미주리호 웹사이트인 ussmissouri.com을 통해 온라인 관광과 함께 각종 행사가 인터넷으로 생중계된다.

미주리 호 기념협회 대변인인 리 콜린스는 "인터넷을 통해 더욱 많은 사람들이더 쉽고 편하게 미주리 호를 둘러볼 수 있다"면서 "그러나 역사의 현장이었던 미주리 호를 진정으로 경험하려면 직접 와서 눈으로 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강조했다. (호놀룰루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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