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흔들리는 소방수

중앙일보

입력

올시즌 특급 소방수들이 불안한 모습을 자주 비춰각 구단 코칭스태프의 애를 태우고 있다.

마무리 투수의 역할이 강조된 것이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만 각 팀당 45∼46경기씩 소화한 29일 현재 각 구단 구원투수들의 성적이 팀 성적과 정확하게 궤를 같이해 그 중요성이 한껏 부각되고 있는 것. 구원 투수로 가장 골머리를 썩이고 있는 구단은 롯데와 한화.

롯데는 박석진, 손민한, 기론 등 탄탄한 선발진과 팀 타율 2위의 타격에도 불구하고 주전 마무리 강상수가 끝내기 홈런을 3번이나 두들겨 맞는 등 불을 끄기는 커녕 오히려 불을 질러 시즌 내내 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결국 강상수를 중간계투로 돌리고 부상에서 회복한 문동환을 마무리로 배치했지만 아직까지는 뒷문을 안심할 수 없는 상황.

한화도 용병 누네스가 기대에 못미쳐 셋업맨 김정수를 임시 마무리로 기용하는등 마무리 걱정에 하루도 맘을 놓치 못하다가 용병 워렌을 마무리로 새로 영입해 팀의 운명을 걸고 있다.

구원왕 2연패의 진필중을 보유한 두산도 지난 2시즌간 `남의 사정'이었던 마무리 문제가 `발등의 불'로 떠올랐다.

지난시즌 단 3번밖에 맞지 않았던 홈런을 일주일 간격을 두고 지난 19일과 26일결정적인 순간에 두들겨 맞아 2패를 안은 진필중은 지난해와 같은 카리스마를 보여주지 못하며 구원부문에서도 4위로 멀찌감치 뒤처져 있다.

마무리 문제로 하루도 바람 잘날 없던 LG는 시즌이 ⅓가량 지나서야 겨우 신윤호를 소방수로 낙점한ㅊ 마운드 재정비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고 SK도 맹활약했던 조웅천-조규제가 5월들어 미덥지 못한 모습을 자주 보이고 있다.

지금까지 든든한 마무리로 상위권을 달리고 있는 삼성과 현대, 해태도 마음을놓지 못하기는 마찬가지. 팀 간 전력차가 줄어들어 박빙의 승부가 많이 펼쳐진 탓에 리베라(삼성)와 위재영(현대), 오봉옥(해태)은 하루가 멀다하고 마운드에 올라야만 해 갈길이 한참인 상황에서 지친 모습이 역력하다.

무패 가도를 달려오던 리베라와 오봉옥은 최근 첫 패를 안았고 무서운 상승세에있던 위재영도 지난 24일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하고 3실점하며 무너졌다.

중반으로 접어들수록 순위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질 것으로 보여 각 구단의 소방수들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지고 그만큼 코칭스태프들은 애간장이 탈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이정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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